[맞수한판③] 전통의 라이벌 NH證 vs KB證… IB 왕좌 놓고 엎치락뒤치락

  • NH투자증권, ECM 점유율 1위 굳건

  • DCM에선 KB증권이 절대 강자

  • 수수료 수익도 업계 상위권 다툼

  • 두 곳 모두 합병 통해 경쟁력 키워

 

증권업의 기본은 브로커리지(위탁매매)다. 여전히 증권사 전체 매출의 상당액이 여기에서 창출된다. 이런 가운데 최근 수년간 새로운 핵심 비즈니스로 떠오르는 게 기업금융(IB)이다. 브로커리지가 '박리다매'형 수익이라면, IB는 고부가 수익원이라 할 수 있다. 

국내 IB 업계에서 전통의 강자로 군림하는 두 증권사가 있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다. 두 회사는 오랜 기간 IB 라이벌로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선두를 다툰다.

7일 코스콤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기업공개(IPO)·유상증자 등 주식 발행을 통해 자본을 조달하는 주식자본시장(ECM)에서 점유율 1위는 30.13%를 차지하고 있는 NH투자증권이다. KB증권은 13.40%를 점유해 3위에 올랐다.

NH투자증권은 올해 굵직한 유상증자 딜을 소화했다. 역대 최대 규모를 조달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2조9187억원)를 비롯해 삼성SDI(1조6549억원), 포스코퓨처엠(1조1069억원) 등 조 단위 거래 주관을 맡았다.

IPO시장에선 하반기 '최대어'로 꼽혔던 대한조선(공모액 5000억원)을 비롯해 엔알비(441억원), 티엑스알로보틱스(415억원), 뉴앤AI(333억원), 동방메디컬(315억원) 등의 상장 주관을 담당했다.  

KB증권 역시 올해 대형 거래의 주관사에 이름을 올렸다. 포스코퓨처엠, 삼성SDI의 유상증자 주관을 맡았고 IPO는 공모자금이 1조원이 넘는 LG씨엔에스(1조1994억원)를 비롯해 대한조선, 삼양엔씨켐(198억원), 동국생명과학(180억원) 등의 주관을 맡으며 실적을 쌓아 올렸다.

부채자본시장(DCM)에서는 KB증권이 점유율 25.69%로 1위, NH투자증권이 24.33%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KB증권은 16조1006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주관하면서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실적을 냈다. 금리 및 수수료 등 가격 제안 경쟁력과 딜 클로징 안정성이 강점이다. AAA 등급부터 BBB 등급까지 커버리지 폭이 넓다는 점도 시장 점유율 확보에 보탬이 됐다.

수수료 수익도 업계 톱 티어다. 올해 1분기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는 NH투자증권이 921억원으로 업계 1위였다. 인수 및 주선 수수료는 KB증권이 296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다만 전체 IB 수수료 수익은 NH투자증권이 앞선다. NH투자증권은 1분기 1134억원, KB증권은 534억원을 기록했다.

통상 IB 수수료 수익 인수 및 주선 수수료, 매수 및 합병 수수료,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를 합한 액수다. 인수 및 주선 수수료는 상장 주관, 매수 및 합병 수수료는 인수합병(M&A),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에서 발생하는 수익이다.

두 회사는 오랜 기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 왔다. NH투자증권은 ECM시장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해 왔다. KB증권은 2020년대 들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반면 DCM시장에서는 KB증권이 '절대 강자'로서 입지를 지켜오고 있다. NH투자증권은 '만년 2위'로서 1위에 올라서야 하는 입장이다.

KB증권은 DCM시장에서 지난 10년 동안 1위를 내준 적이 없는 증권사다. 블룸버그 기준 14년 연속 1위다. DCM에선 독보적인 곳이지만 ECM은 상대적으로 부진해 불균형 해소가 숙원이었다. 김성현 KB증권 사장 취임 후 조직을 확대 개편하는 등 강화에 나섰고 2022년 LG에너지솔루션 IPO 등 대규모 실적을 쌓아 올리며 탄력을 받았다.

NH투자증권은 과거 우리투자증권과 합병하면서 IB분야에서 날개를 달게 됐다. 당시 우리투자증권은 DCM·ECM을 비롯해 M&A에 강점을 지녔고, NH농협증권은 부동산금융과 구조화금융에서 두각을 보였다. NH투자증권은 인수금융에도 빠르게 뛰어들면서 인수금융시장에서 선두권을 유지해 오고 있다.

두 회사 모두 합병을 통해 덩치를 불린 점도 비슷하다. NH투자증권은 2014년 당시 우리투자증권과 합병하면서 국내 최대 규모의 자기자본과 임직원을 보유한 증권사로 재탄생했다. 합병 후 IB 영역은 확대됐고 다수 대형 딜을 수행했고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2016년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이 합병해 지금의 KB증권이 출범했다. 유상증자 등을 거쳐 자본을 확충하면서 초대형 투자은행(IB) 요건인 자기자본 4조원을 채웠다. 2019년에는 업계에서 세 번째로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으면서 경쟁력을 확보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 ECM과 DCM을 휩쓸던 우리투자증권 출신 인력과 NH농협금융이 NH투자증권에 보장한 자율성이 시너지를 냈다"며 "KB투자증권은 당시 중소형사임에도 DCM 경쟁력이 있었고 합병 후 수익이 다변화된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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