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재개될 지 여부에 미국 채권에 투자한 서학개미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 값이 상승해 수익률도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국내 투자자들은 현재 28조원가량의 미국 채권을 보유 중이다.
1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날까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채권 보관금액은199억8290만달러(약 27조8600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보관 규모(113억166만달러)를 훌쩍 넘는다.
투자자들은 올해 미국 시장에서 채권을 대거 사들였다. 전날까지 누적 76억2180만달러(10조5897억원)를 순매수 했는데 이는 지난해 순매수액(77억7645만달러)을 8개월 만에 따라잡은 수치다.
국내 시장에서도 관련 ETF에 대한 수요가 지속됐다. 개인투자자는 올 들어 전날까지 'KODEX 미국30년국채타겟커버드콜(합성 H)' 1310억원,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1160억원, 'TIGER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액티브(H)' 1159억원을 순매수했다.
투자자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감에 미국 채권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최근에는 노동시장의 약화를 시사하는 고용보고서가 발표되자 금리 인하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또 '매파 성향'(통화긴축 선호)인 연준 이사가 돌연 퇴임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금리 인하에 찬성하는 인사를 후임으로 임명할 가능성도 투자자의 기대감을 키우는 모양새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지난 1월 4.8%대까지 오른 뒤 지난 4월 3.9%대로 내려갔다. 최근 들어선 4.2%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금리가 다시 오른 건 올해 들어 연준이 다섯 차례 연속 기준금리 동결한 영향이다.
시장은 오는 9월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보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현 4.25∼4.50%에서 25bp(1bp=0.01%포인트) 낮출 확률을 86.5%로 반영했다.
신영증권은 연준의 9월 인하 재개 및 연내 2회(50bp) 인하를 전망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채 금리는 9월 인하 재개를 반영하고 있지만 아직 물가 2회, 고용 1회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심리도 남아있다"면서 "다만 지표 둔화에 따라 9월 인하는 가능할 것이고, 10년물 금리는 4.2~4.3%에서 등락 후 중기적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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