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업계가 경기 불황을 돌파하기 위한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환경 부문 등 비핵심 신사업은 과감히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반대로 수익성이 높은 사업에 대한 비중은 높이는 등 재편을 통해 경쟁력 제고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지난 22일 수처리 전문 자회사인 GS이니마의 지분 100%를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에너지 기업인 타카(TAQA)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앞서 GS건설은 종속회사 글로벌워터솔루션이 GS이니마의 지분 100%(217만8860주)를 타카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지분 매각 자금은 12억 달러(1조6770억원)로, 거래 종결일인 2027년 2월 일괄적으로 지급될 전망이다.
알짜 자회사 매각을 통해 GS건설은 포트폴리오 경쟁력을 강화하고 재무 개선에도 더욱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앞서 GS건설은 올해 상반기에 유럽 모듈러 자회사인 엘리멘츠의 법인 청산을 결정한 바 있다. 1분기 470억원 가량의 적자를 내는 등 실적 부진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GS이니마의 연 매출은 지난해 기준 약 5736억원으로, 당기순이익도 558억원에 달해 실적은 준수한 편이다. 그러나 회사는 현재가 적정 수준의 자금을 회수할 적기라는 판단에서 인수 13년 만에 GS이니마의 매각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GS건설은 앞서 지난 2012년 당시 약 2680억원에 GS이니마 지분 80.4%를 인수한 바 있다.
매각 자금 상당수는 우선 GS건설의 재무 개선 등에 집중적으로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GS건설의 올해 6월 말 기준 부채총계는 12조9504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차입금도 5조7378억원으로 반년 전(5조6303억원)보다 2% 가까이 늘었다.
반면 도시정비 부문에서는 이달 초 6조원 넘는 수주고를 올려 지난해 전체 수주액(3조1097억원)의 두 배 이상을 기록 중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이번 매각은 포트폴리오 상 견조한 실적을 내고 있는 건축과 주택 사업에 당분간은 힘을 싣고, 더불어 재무안정성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라고 전했다.
환경 부문 플랫폼 기업으로 입지를 강화해 온 SK에코플랜트 역시 과감한 포트폴리오 전환에 나서고 있다. 환경 사업 부문과 자회사에 대한 대대적 매각에 나서는 대신,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 중인 반도체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는 더욱 강화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일 리뉴어스, 리뉴원, 리뉴에너지충북 등 환경 자회사 3곳의 1조7800억원치 지분을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에 매각하는 SPA 체결을 완료했다. 아울러 SK오션플랜트 등 추가 환경 사업체의 매각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사업성과가 부진했던 환경 부문에 대한 과감한 매각을 통해 환경 인프라 기업의 이미지를 빠르게 희석시키는 모습이다.
반면 올해 말 예정된 SK머티리얼즈 산하 4개 자회사의 대거 편입 등을 통해 반도체 종합서비스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발판을 마련 중이다. 앞서 회사는 지난해에는 산업용 가스 기업인 ‘SK에어플러스’와 반도체 모듈 기업 ‘에센코어’도 넘겨받은 바 있다.
이 같은 포트폴리오 재편은 재무 안정성을 강화하는 한편 검증된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10대 대형 건설사들의 올해 상반기 평균 원가율은 지난 상반기 90% 수준을 기록하는 등 수익성 악화에 직면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들이 재정과 신용 악화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신사업 매각을 통해 재무 부담을 덜고, 견조한 실적을 유지할 수 있는 사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구조 재편도 가속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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