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푸틴과 나란히 선 김정은…트럼프와 담판 대비하나

  • 다자외교 데뷔…'정상국가' 이미지 부각

  • 2018·2019년 북·미 회담 전 방중 전례

  • 이번엔 '안러경중' 구체화 관측도 나와

  • 현지서 북·러 정상회담…1년 3개월 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이 열병식에 앞서 함께한 모습 사진타스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열병식에 앞서 함께 걸어가고 있다. [사진=타스·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행사에 참석하며 다자외교 무대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중국과 러시아 양국 정상과 나란히 공식 석상에 선 그가 '정상국가'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하는 한편 향후 대미 협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대비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여러 장면에서 함께 포착됐다. 기념 촬영에서는 시 주석 부부를 중심으로 양옆에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섰고 톈안먼 망루로 이동하는 길에서도 세 정상은 나란히 걸으며 대화를 나눴다.

본행사에서는 시 주석을 가운데 두고 김 위원장이 왼쪽, 푸틴 대통령이 오른쪽에 위치한 상징적인 장면도 연출됐다. 냉전 이후 북·중·러 정상이 공식적으로 함께 자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행사 중 시 주석이 통역을 통해 김 위원장에게 설명을 건네고 김 위원장은 이를 경청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 장면이 그간 소원했던 북·중 관계 복원을 보여준 단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방중이 북·미 회담 재개 가능성이 거론되는 시점에 이뤄진 만큼 러시아에 이어 중국과 밀착하며 대미 협상력을 높이려는 김 위원장의 전략적 행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그는 2018년 싱가포르,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과 회동한 전례가 있다.

아울러 단순한 외교 복원 차원이 아닌 동북아 역학 구도 재편을 겨냥한 포석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북한이 그간 러시아와 협력하며 군사 분야에서 실리를 챙겼다면 이제는 중국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도모하려 한다는 얘기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전날 발간한 '김정은의 중국 전승절 80주년 참석 의도와 파장' 보고서에서도 이런 해석이 제시됐다. 보고서에는 김 위원장의 열병식 참석에 대해 "군사·안보 분야에서 러시아와 협력을 지속하면서 경제 분야에서 중국과 관계를 회복하는 북한판 '안러경중'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1년 3개월 만에 푸틴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했다. 두 정상은 연회에 참석한 후 같은 차량을 타고 회담장으로 향했다고 한다. 푸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데 대해 감사를 전하고 양국 관계가 우호적이며 신뢰할 수 있는 사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북한군에 대한 치하에 감사의 뜻을 표하며 러·북 관계가 모든 측면에서 발전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또 그는 북한이 러시아를 도울 수 있다면 반드시 도울 것이라며 러시아에 대한 지원은 '형제의 의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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