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상 최고점을 경신한 코스피의 기세가 어디까지 이어질까?' 시장과 투자자의 관심은 온통 이 질문에 쏠리고 있다.
증권가에선 연내 3500은 무난히 달성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통령실과 정부도 비공개적으로 "3500 달성은 무리가 없다"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신중론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3500 이상으로 가기 위한 추가 동력원으로 크게 네 가지를 꼽는다. 국내에선 추가 상법개정 입법과 주력산업 경쟁력 회복이, 국외에선 미국발 관세 리스크 전면 해소와 미국 중앙은행 기준금리 인하가 선결되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10일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지수가 연내 3500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렸다. 이르면 이달 중 넘어설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 곳도 나왔다. 주요 리서치센터가 제시한 코스피 밴드를 살펴보면 유안타증권이 3000~3500으로 가장 높다. 이어 대신증권 2950~3400, 한국투자증권 3000~3250 등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별로 전망치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으로 상법 개정, 실적 개선, 관세 리스크 감소, 미국 중앙은행 반응 등을 종합하면 3500선도 무리 없다는 의견”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추가 상승의 최대 정책 변수로 상법 3차 개정안을 꼽는다.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 1·2차 개정안은 국회를 통과했으며, 이번 3차안에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 이사회 독립성 강화, 감사 분리선출 등이 담겼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등 통화정책과 세제 개편, 자사주 소각 같은 상법 개정안 등 국내 정책적 요인이 수혜로 작용하고 있다”며 “특히 3차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코스피는 또다시 연 고점을 돌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카드도 시황을 좌우할 변수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EU에 대해 중국·인도산 제품에 최대 100% 관세 부과를 제안했고, 인도와도 통상장벽을 논의 중이다. 이러한 관세 불협화음에서 한국도 자유롭긴 힘들다. 글로벌 수출망, 원·달러 환율, 기업 이익 추정치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은 ‘확실한 악재’보다 ‘불확실한 악재’를 더 싫어한다"며 "관세 협상 경로가 구체화되면 리스크가 오히려 해소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동력원은 미국의 금리 인하다. 현재 시장에선 미국 중앙은행이 9월부터 12월 사이 2~3차례 금리 인하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이 '빅 컷'에 나서면 달러 강세가 꺾이고 ‘원화 강세→외국인 순매수→멀티플 재평가’라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미 중앙은행이 두세 번 금리를 내리면 미국에 집중된 자금이 신흥국으로 돌아온다”며 “이게 바로 유동성 랠리의 시작점”이라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