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머니게임⑤] SK 출신 '구원투수'도 불발...'시계제로'에 빠진 KS인더스트리

  • 김재열 前 SK그룹 부회장 유상증자 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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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S인더스트리]
KS인더스트리는 선박용 크레인 등 선박 구성 부품을 제조·판매하는 기업이다. 2004년 6월 설립됐고 2009년 11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나름 건실했던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경영난에 빠졌다. 실적은 악화일로를 걷고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좋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대표이사와 경영권도 자주 바뀌었다. 올 들어서만 두 차례에 걸쳐 '최대주주 변경'을 시도했으나 불발했다. 최근 이 회사는 세 번째 '최대주주 변경'을 추진했다. 특히 이번에는 SK그룹 부회장 출신 김재열씨가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경영난을 타개할 '구원투수'로 기대했던 김재열씨가 끝내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또 한번 좌절을 맛봤다. KS인더스트리가 장기간 '시계(視界) 제로' 상황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또 실패한 외부투자 유치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S인더스트리는 전날 예정됐던 1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납입이 지연됐다고 밝혔다. 당초 김재열 전 SK그룹 부회장과 알파플러스신성장1호투자조합이 각각 309만7573주(60억원 상당)와 206만5049주(40억원 상당)를 공동 납입하기로 했으나 김 전 부회장이 납입을 포기하면서 알파조합이 516만2622주 전량을 떠안게 됐다. 유상증자 납입 불발 배경에 대해 KS인더스트리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김재열씨가 이사장으로 있는 현암학원 측도 "관련 내용은 답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지난 2월 처음 공시된 이후 무려 11차례나 정정공시가 나오는 등 납입 일정이 번번이 흔들렸다. 한국거래소는 이례적인 공시 변경 횟수를 문제 삼아 KS인더스트리에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를 하기도 했다.

납입 주체도 계속 바뀌었다. 처음에는 이엘엠시스템이 지정됐고 이후 품에일반사모투자신탁제1호→알파플러스신성장1호투자조합→알파조합과 대양금속 공동 납입으로 변경됐다. 최종적으로는 알파조합이 약 40억원, 김 전 부회장이 약 60억원을 부담하기로 했지만 김 전 부회장이 납입을 포기하면서 계획은 또다시 틀어졌다.
세 차례 불발된 최대주주 변경
김재열 전 부회장의 유상증자 참여가 불발되면서 회사는 자금 조달 계획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김 전 부회장은 고 최종현 SK 회장이 설립한 한국고등교육재단 창립 멤버이자 37년간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며 SK 선대회장과 인연을 이어온 측근이다.

당초 KS인더스트리는 김재열씨가 경영난 타개와 투자자금 조달에 '구원투수'가 될 것으로 잔뜩 기대했다. 회사 측은 지난 8월 보도자료를 통해 "김 전 부회장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고 회사 경영 전반에 참여할 예정"이라며 "SK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경영 혁신과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알리기도 했다.

이번 유증 일정 차질로 KS인더스트리 경영권 재편을 위한 외부 투자 유치는 번번이 실패했다. 올해 1월 화장품 기업 브이티, 2월 지능형 통신칩 개발사 이엘엠시스템 등이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으나 모두 자금 납입이 이뤄지지 않아 무산됐다. 시장에선 KS인더스트리가 새로운 투자자를 확정하지 못하면서 사업 방향성마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문제는 유상증자 납입 무산으로 전환사채(CB) 발행마저 불투명해졌다는 점이다. KS인더스트리는 지난 4일 김재열씨와 알카1호조합을 대상으로 200억원 규모로 18회차 CB를 발행했다. 납입 예정일은 오는 11월 3일이다. CB와 유상증자는 모두 운영자금 확보를 위한 조치였지만 김 전 부회장이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CB 납입도 불확실해진 상황이다.
악화되는 재무 상태
잇단 외부투자 및 최대주주 변경 실패로 KS인더스트리 경영난도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이 회사는 올해 상반기 영업적자 3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13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됐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50억원 흑자에서 34억원 적자로 돌아서며 본업에서 안정적인 현금 창출이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투자활동 현금흐름 역시 69억원에서 –84억원으로 급격히 악화됐는데 이는 38억894만원 규모 유형자산 취득 등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영향이다. 회사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납입이 연이어 불발되면서 불확실성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신사업도 아직 확실하게 자리를 못 잡은 상태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화장품 제조업체 에스앤씨코스앤드트레이딩 지분 100%를 인수해 뷰티 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당시 최대주주였던 아크솔루션즈가 병행하던 바이오·줄기세포 기반 화장품 사업과 시너지를 기대한 결정이었다. 올 상반기 화장품 사업부문 매출은 46억원 남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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