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로 매몰돼 실종된 2명을 구조하려는 작업이 온갖 노력에도 별 진척 없이 만 이틀이라는 시간을 넘겼다.
참혹한 현장 여건에다가 매몰 사고 시 인명 구조의 '골든타임'으로 일컫는 72시간이 얼마 남지 않으면서 초조함이 커지고 있지만, 소방 당국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8일에도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일 오후 2시 2분께 무너진 보일러 타워는 가로 25m, 세로 15.5m, 높이 63m로 거대하다. 그 규모만큼 주목할 만한 점은 거의 모든 구조물이 철재로 구성됐다는 것이다.
철재 구조물 붕괴에 따른 매몰은 콘크리트 건축물이나 흙더미에 매몰된 것과는 다른 피해 양상을 보인다.
우선 사방이 꽉 막히는 완전한 고립은 피할 수 있어 호흡이 용이할 수는 있고, 이는 구조될 때까지 버틸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무겁고 날카로운 철재가 덮치면 관통·골절 등 부상 가능성이 크다. 그 과정에서 출혈이 발생하면 생존을 기대할 수 있는 시간은 더 줄어든다.
실제로 이번 사고 직후 약 1시간 20분 만에 구조물에 팔이 낀 채 발견된 김 모(44) 씨는 당시 소방대원과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의식이 또렷했다. 그러나 김 씨를 꺼내는 작업은 난항을 겪었고 14시간가량을 버틴 그는 구조 마무리 단계에서 버티지 못하고 끝내 숨졌다.
철재 구조물 붕괴는 매몰 피해자의 체온에도 영향을 준다.
기온에 따라 빨리 달아오르거나 차갑게 식는 철재 특성 탓에, 고립된 매몰자 역시 체온에 영향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고 이튿날인 지난 7일 울산의 최저 기온은 9.5도를 기록했다. 바닷가에 있는 사고 현장에는 강한 해풍까지 가세해 체감온도는 훨씬 낮을 수밖에 없다.
소방 당국은 5인 1조로 편성된 구조대를 교대로 투입하면서 수색 작업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절단기와 유압 스프레더 등 장비를 이용해 밀림 수풀처럼 빽빽한 철 구조물의 틈을 벌리며 조금씩 전진하는 방식으로 계속 매몰자들을 찾고 있다.
구조견과 드론, 음향탐지기와 내시경 카메라, 열화상 카메라 등 가용할 수 있는 수단도 총동원했다. 그러나 이 작업에서 속도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현장에서 브리핑을 진행한 김정식 울산남부소방서 예방안전과장은 "구조물 내 철재 빔 등이 있기 때문에 접근이 굉장히 어렵다"며 "현재 장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소방 당국은 실종자들의 생환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큰 위험을 피할 수 있는 공간인 '포켓'이 형성됐고, 천만다행으로 그런 공간에 갇혀 있다면 기적을 기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현철 한국재난관리학회 부회장(호남대 경찰행정학과 교수)은 "고립된 사람이 의학적으로 버틸 수 있는 시간을 두고 '골든타임'이라고 하는데, 이 용어에 매몰되면 골든타임 이후 자칫 구조에 대한 관심이나 긴장이 약해질 수 있다"면서 "구조될 때까지가 골든타임이라는 생각으로 계속 노력을 쏟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철 구조물 속에 고립된 매몰자들을 위협하는 요인은 구조에 나선 소방대원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것"이라며 "안전에 유의하면서 추가 사고 없이 수색·구조에 성과가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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