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가 '자기자본 100조원 시대'에 공식 진입했다. 10년 사이 두 배 이상 급증했다. 당기순이익도 올해 연간 기준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도토리 키재기'식 경쟁에서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보폭을 키운 결과다. 증권업계의 ‘거거익선(巨巨益善)’ 경쟁은 내년 이후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발행어음과 IMA(종합투자계좌) 등 신사업 인가를 받으려는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3일 금융감독원·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국내 60개 증권사의 자기자본 총액은 100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연초 대비 9조원가량 늘었다. 최근 5000억원 유상증자를 발표한 메리츠증권을 포함하면 올해 말 기준 증권사 자기자본은 101조를 넘어설 전망이다.
기업별로 보면 올 들어 자기자본 증가 폭이 가장 컸던 곳은 한국투자증권(2조7000억원 증가)이었다. 이어 NH투자·메리츠·키움·대신·삼성·미래에셋·신한금융투자·토스·한화투자·KB증권 등의 순으로 몸집을 키웠다. 증권사 자기자본이 100조원을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9년전인 2016년 3분기 전체 증권사 자기자본은 47조원이었다.
이 기간 자기자본 증가폭이 가장 큰 곳은 한국투자증권이었다. 한국투자증권은 2016년 3조2623억원에서 12조21억원으로 8조7596억원가량 자기자본을 늘렸다. 2위는 미래에셋증권으로 4조3538억원에서 10조3106억원으로 5조9568억원 증가했다. 메리츠증권도 1조8251억원에서 7조1917억원으로 5조3666억원 순증했으며, 키움증권은 1조1432억원에서 5조7862억원, 하나증권은 1조9016억원에서 6조1058억원으로 각각 4조원 이상 자기자본을 늘렸다.
순이익도 급증세다. 2016년 3분기말 기준 증권사 순이익 합계는 1조8000억원이었다. 하지만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7조7526억원으로 4배 이상 껑충 뛰었다. 올 들어 증시 호황에 분기당 2조5000억원 이상 순이익이 나오는 걸 감안하면 연간 누적 순이익은 10조원 돌파가 확실시 된다.
지난 10년간 순이익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역시 한국투자증권이었다. 2016년 1748억원에서 1조4335억원으로 9배 가량 수익성을 키웠다. 미래에셋증권(1343억원→3955억원), 메리츠증권(1967억원→5936억원), 키움증권(1075억원→8430억원), 하나증권(553억원→2005억원) 등도 순이익이 급증했다. 이 같은 변화는 증권사들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덕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10년 전에는 주식거래 수수료와 채권 관련 자기매매 수익이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수탁수수료, IB 수수료, 자산관리 수수료 등으로 수익원이 다변화됐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발행어음, IMA 등 신사업 인가를 받기 위한 '거거익선' 경쟁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 IMA는 8조원, 발행어음은 4조원 이상의 자기자본을 보유해야 한다. 두 사업을 영위할 경우 각각 자기자본의 3배, 2배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자기자본 규모가 곧 사업 확장력과 수익성 격차로 직결되는 시장 환경에서 거거익선 트렌드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고연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는 정부의 모험자본 공급 활성화 기조에 따라 증권사의 위험인수 영업이 본격화할 경우 개별 증권사의 우량자산 선별 능력과 리스크 관리 역량에 따른 실적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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