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형' 삼성 vs '맞춤형' SK하닉…같은 듯 다른 HBM 전략 승자는

  • 삼성, 비상체제 끝내고 통합 설계·공정 시너지 기대

  • SK하닉, 美 고객사 요구 맞춤형 대응해 1위 지킨다

사진연합뉴스DB
[사진=아주경제 DB]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통합'과 '특화'를 키워드로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 조직 개편에 나서면서 성패에 이목이 집중된다. 삼성전자는 HBM 추격을 넘어 추월을 위한 체계 구축, SK하이닉스는 1위 수성을 위한 미국 고객사 대응력 강화에 방점을 찍는 모습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신설했던 HBM 개발 전담팀을 최근 D램개발실 산하 설계조직으로 흡수·통합했다. 비상 체제를 끝내고 주도권 다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한때 HBM 경쟁에서 뒤처졌던 삼성전자는 올해 HBM3E 성능 개선과 안정성 확보 등을 통해 격차를 크게 줄였고, 그 자신감을 조직 개편으로 표출했다. 삼성전자는 HBM을 기존 D램·낸드 개발 라인과 함께 하나의 '메모리 통합 개발 체제'로 묶어 설계 효율과 자원 배분을 높이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비상 조직 꼬리표를 떼고 표준 개발 체계 속에서 HBM을 포함한 전체 메모리 기술력을 끌어올리는 방향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SK하이닉스는 미국에 HBM 개발·품질·리서치 조직까지 포함한 '풀스택 AI 메모리 체계'를 갖추면서 '선두 방어 전략'을 택한 것으로 파악된다. HBM의 경우 그래픽처리장치(GPU)나 AI 칩과 패키징 단계에서 긴밀히 맞물리는 만큼 고객사와의 개발 협업 속도가 중요하며, 공정 리스크 관리·수율 안정 등도 실시간 대응이 필수적이다. 최근 엔비디아·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인공지능(AI) 칩 고객이 밀집된 미국에 HBM 기술 전담 조직을 새로 구축한 이유도 커스텀 양산을 염두한 판단으로 풀이된다.

양사의 조직 재편 전략은 향후 차세대 HBM이 구체화되는 시기에 차별화 포인트로 더욱 선명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당장 내년부터 HBM4 양산이 본격화하는 시기이자 AI 칩 시장이 GPU 중심에서 TPU·ASIC·NPU 등으로 다변화할 것이 유력하다.

삼성전자는 이 과정에서 메모리 대형 라인과 파운드리, 패키징을 모두 가진 종합 반도체 제조 기업(IDM) 특징을 살려 '통합형 전략'에 중점을 둘 전망이다. HBM4E·커스텀 HBM 등에서 통합 설계·공정 체계가 시너지를 내는 방향으로 시장 대응력을 확충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등 미국 대형 고객사 특화 전략으로 품질과 커스터마이징 역량에서 비교 우위를 유지한다는 복안이다. 이미 HBM4에서 양강 체제가 형성된 만큼 차기 HBM 개발 주도권을 유지하려면 고객사와 더 긴밀하게 소통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통합형 전략은 대규모 생산·설계 효율 측면에서, SK하이닉스의 전문 특화 전략은 고객 대응과 품질 관리 측면에서 각각 강점을 가진다"며 "AI 메모리 시장의 승부는 HBM 단품 경쟁이 아니라 전체 밸류체인 통합 능력에서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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