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캄보디아 국경서 3일째 충돌…양국서 민간인 포함 10명 숨져

  • 양국 국경 지역 60만명 이상 대피

9일현지시간 캄보디아 오다르미안체이주 분쟁 지역 인근 도로에서 주민들이 대피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캄보디아 오다르미안체이주 분쟁 지역 인근 도로에서 주민들이 대피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태국과 캄보디아가 지난 7월 휴전협정을 맺고도 최근 사흘째 다시 교전을 벌이면서 군인과 민간인 등 최소 10명이 숨졌다.

9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캄보디아 국방부는 태국군이 이날 자정 이후 국경 지역인 북서부 반띠어이미언쩨이주에 포격을 가해 국도에서 이동하던 민간인 2명이 추가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말리 소찌어따 캄보디아 국방부 대변인은 "(태국군의 공격으로) 오늘까지 민간인 7명이 사망하고 20명이 다쳤다"고 말했다.

캄보디아 국방부는 태국군이 이날 오전 5시께 국경 인근에서 공격을 재개했으며,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쁘레아비히어르 사원도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태국군은 이날까지 사망한 자국군은 3명, 부상자는 29명이라고 밝혔다. 전날 군인 1명이 숨진 데 이어 이날 수류탄 공격 등으로 2명이 추가로 사망했다. 태국군은 또 캄보디아군이 발사한 포탄이 동부 사깨오주 민가 2채에 떨어졌지만 추가 피해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양국의 교전 확산으로 태국은 캄보디아와 국경을 접한 7개 주 가운데 5개 주에서 43만8000명을 대피시켰으며, 캄보디아에서도 20만명이 넘는 주민이 피란길에 올랐다.

훈 센 전 총리(현 상원의장)는 이날 소셜미디어(SNS) 페이스북에 "휴전을 존중하면서 하루 넘게 참았으나 어제 저녁과 오늘 아침에 추가 보복 조치를 했다"며 "이제 우리는 방어하기 위해 싸운다"고 썼다.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는 "태국은 폭력을 원한 적이 없다"며 "주권을 침해하면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태국 교육부는 지난 7일부터 안전 문제를 이유로 학교 650여 곳에 휴교 조치를 내렸다. 캄보디아 교육부도 태국과 접한 프레아비히어르 지역의 일부 학교를 일시 폐쇄한다고 밝혔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1907년 프랑스 식민지 시절 측량한 817㎞ 국경선 중 경계가 확정되지 않은 구간을 두고 100년 넘게 영유권 분쟁을 이어왔다. 양국은 지난 5월 소규모 충돌에 이어 7월 닷새간 대규모 무력 충돌을 겪어 당시 48명이 숨지고 30만명이 넘는 피란민이 발생했다.

이후 지난 10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휴전 협정을 체결했으나, 지난달 10일 태국 시사껫주 국경지대에서 지뢰가 폭발해 태국 군인이 다치면서 태국 정부는 협정 이행 중단을 선언했다. 이틀 뒤 캄보디아 북서부 국경지대에서는 총격전이 벌어져 민간인 1명이 숨졌고, 이달 들어서도 양국은 7일부터 다시 교전을 재개한 상태다.

양국은 각각 상대가 휴전 협정을 먼저 위반하고 공격을 시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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