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구 칼럼] 개국기사 '신인(神人)' 철학과 현대국가 지도자의 조건  

이춘구 언론인
[이춘구 언론인]
 
2026년 새해를 맞아 국민 모두 목표를 세우고 힘차게 도전의 길로 나서고 있다.국가공동체로 보면 이재명 대통령은 2026년을 ‘대한민국 대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선포하고 새해 국정방향을 자세히 밝혔다. 대통령은 수도권 일극 체제를 탈피하고 지방 주도의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을 도입해 경제체질을 개선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의 문제 인식과 처방은 근본적이며 실용주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정치권 모두가 알면서도 도전하지 못한 문제가 바로 수도권 1극 체제이다. 이를 5극 3특 체제로 전환하여 전국이 골고루 발전하는 다극화를 추진하겠다고 한다. 국가지도자의 철학과 조건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우리가 국가공동체의 형성과 리더십 등을 이해하려면 환웅과 단군의 개국기사를 깊이 살피는 것도 유용할 것으로 생각한다. 개국 내지 개천하는 과정의 기사는 사상의 자유시장으로서 공론의 장이 펼쳐지고 공론의 결론으로서 신과 같이 유능한 지도자 신인(神人, Homo Deus)을 국가 지도자로 세우고 국가공동체를 경영하도록 하는 게 여실하다. 개국기사는 구전으로 전해지던 것을 고려 이후 기록으로 옮겨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개국기사는 하느님의 아들인 환웅시대와 단군시대를 구분해서 기록되고 있다.
 
 
개국기사를 통해 나라 질서를 세우고
뛰어난 지도자를 추대하는 전통 계승
 
 
고려시대 중기 일연의 『삼국유사』에서는 환웅의 개국 과정을 다음과 같이 기술한다. 『고기』에 이르기를 “옛날 하느님인 환인의 서자 환웅이란 자가 있어 자주 천하에 뜻을 두고 인간 세상을 구하고자 하였다. 아버지가 아들의 뜻을 알고 아래로 삼위태백 땅을 내려다보니 널리 인간 세상을 이롭게 할(弘益人間) 만한지라 이에 천부인 세 개를 주어, 가서 그곳을 다스리게 하였다. 환웅이 무리 3천명을 거느리고 태백산 꼭대기 신단수 아래 내려와 이를 일러 신시(神市)라고 하였으니 그를 환웅천왕이라 한다. 그는 풍백(風伯)·우사(雨師)·운사(雲師)를 거느리고, 곡식·생명·질병·형벌·선악 등 무릇 인간 세상의 360여 가지 일을 맡아서 세상에 있으면서 다스리고 교화(在世理化)하였다.”

조선시대 중기 박세무의 『동몽선습』은 단군의 개국과정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다. 즉 “동방에 처음에는 군장(君長)이 없었는데 신인(神人)이 태백산(太白山) 박달나무 아래로 내려오자 나라 사람들이 임금으로 삼았다. 중국 요(堯)임금과 동시대에 즉위하여 국호를 조선(朝鮮)이라고 했으니 이가 단군(檀君)이다.”

환웅의 개국은 배달국을 세우는 과정을 설명하는 것이며, 단군의 개국은 단군조선을 세우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다. 나라를 세우는 목적은 하늘의 뜻에 따라 인간세계를 널리 이롭게 하고 중생을 교화하는 데 있다.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신과 같이 능력이 뛰어난 지도자를 임금으로 삼아 세상을 주재하도록 했다. 임금 즉 군장을 선출하는 것은 백성들이 도시국가의 중심, 신단수 아래 신시에 모여서 추대하는 과정을 거쳐서 하도록 했다. 신시는 공론의 장으로서 하늘과 인간, 땅을 연결하며 신의 뜻이 즉 이상세계를 구현하는 도시이다. 군장은 신이 아니라 신과 같이 능력이 뛰어난 인물을 가리킨다. 하늘의 뜻은 홍익인간이며, 하늘의 뜻을 실현하기 위해 중생을 교화하는 게 군장의 임무이다.
 
한국 민주국가 형성과 유지
과학적 실용주의 지도력 함양

우리의 개국 역사를 돌이켜보면 현대 한국의 민주국가 형성과 유지, 지속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신단수 아래 광장이나 시장은 오늘날 정보를 주고 받는 여러 형태의 공론의 장으로 발전했다. 공간적으로 광장일 뿐 아니라 기능적으로 신문과 방송 등의 형태로 바뀌고 있다. 신인이 독재적으로 나라를 통치하겠다고 나서는 것이 아니라 공론을 거쳐 추대를 받는 민주적 과정을 거친다. 지도자는 검증을 거쳐 신의 뜻을 대리해 인간세계를 널리 이롭게 하며 신의 뜻이 순리대로 실현되도록 해야 할 책무를 지고 있다. 우리는 나라를 세우던 개천의 날부터 이 같이 민주적으로 지도자를 추대하고 지도자와 함께 번영의 길을 모색하는 역사를 계승하고 있다.

우리는 개천의 철학이 오늘날에 더욱 더 빛을 발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하늘의 뜻을 몸으로부터 체화하고 실천해가는 게 우리 대한국인의 유전자이다. 서양 철학은 그 연원을 홍익인간 재세이화에 두고 있지 않을까? 그래서 토인비와 게오르규, 하이데거와 같은 서양의 지성들이 홍익인간 재세이화를 높게 평가한 것이다. 홍익인간에서 우리는 인도주의와 경제주의, 공리주의, 실용주의, 평화주의 등의 연원을 볼 수 있다. 재세이화에서 자연법주의와 이성주의, 합리주의, 합법주의, 교육진보주의 등을 정립할 수 있다.

우리가 여기서 이 시점에 개천의 역사적 의미와 철학을 세우고자 하는 뜻은 세계 최고 강국 중의 한 나라로서 자존의 철학을 세우고 지도자의 역량을 배가시키는 데 있다. 국민주권정부는 12.3. 비상계엄을 극복하고 4.4. 대통령 탄핵, 6.3. 대통령 선거를 거쳐 출범했다. 출범 이후 대통령의 정책, 국민과의 소통, 성과 등을 종합해볼 때 기대수준에 부합하는 것 같다. 이는 50% 대 후반을 유지하는 국민의 대통령 지지율에서도 입증되고 있다. 국민은 헌정질서를 바로 잡으려고 노력하며, 국가안보를 안정시키는데 안도의 숨을 쉬고 있다. 민생경제를 회복시키며, 평가절하의 늪에 빠져있던 주식시장에도 활력을 불어넣는 점 등도 높은 지지율로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리더십은 국정 성과에서도 나타나지만 철저히 현장을 진단하며 대안을 모색하는 과학적 실용주의에 근거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정부 부처의 업무보고와 타운홀미팅 등을 통해 소통하는 장면은 이재명 정부의 민주주의가 건강함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개천하던 당시 우리 선조들이 이상으로 삼았던 신과 같은 능력을 가진 지도자 신인을 우리는 광야에서 백마를 타고 오는 초인처럼 학수고대하고 있다. 새해 벽두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소박한 꿈을 가져본다.
 

 이춘구 필자 주요 약력

△전 KBS 보도본부 기자△국민연금공단 감사△전 한국감사협회 부회장△전 한러대화(KRD) 언론사회분과위원회 위원△전 전라북도국제교류센터 전문 자문위원△전 한국공공기관감사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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