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부 시골 지역의 한 공립초등학교가 빡빡한 수업 일정과 엄격한 학사 등으로 미국 최저 수준이었던 학업능력을 드라마틱하게 올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가난과 무관심 속에 포기하기 쉬운 어린 시절 문해력과 기초 학업능력의 중요성을 믿고 실천하는 교사와 정부 당국자들이 이뤄낸 결과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남부 미시시피주 주도 잭슨에서 50㎞ 남쪽에 있는 헤이즐허스트 초등학교의 사례를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미시시피주는 미국에서도 학업 성취도가 낮은 곳으로 꼽힌다. 헤이즐허스트는 그중에서도 성적이 최하위권이었다. 한국 교민들 사이에서 유명한 공립학교 평가사이트 '그레이트스쿨'에서 10점 만점에서 4점으로, 학업성취도는 3점으로 평가되는 곳이다.
이 학교는 전교생 625명 중 절반가량이 저소득층이다.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에 따르면, 이 학교 학생 중 77.1%가 흑인이고 18.9%가 히스패닉이다. 이 시골 지역의 가장 큰 회사는 월마트와 닭고기 생산공장이며, 성인 3명 중 2명이 대학을 졸업하지 않았다.
이 학교의 교장인 킴 랭스턴은 10년 전 부임 직후 이른바 'ABT'라 불리는 '가르침을 받지 못한(Ain't been taught)' 어린이들에게 집중했다. 유치원생 중에는 숫자와 문자를 구별하지 못하는 애들이 수두룩했고, 수준에 맞는 문해력을 갖춘 학생은 전체의 12%에 불과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이 비율이 35%로 올랐다고 NYT는 보도했다.
헤이즐허스트 초등학교의 경우 교장 집무실에는 전쟁 상황판처럼 학급별 어린이들의 이름과 학업성취도를 색깔별로 표시한 게시판이 있다. 학업성취도가 부족한 학생은 분홍색, 학업 성적이 좋은 학생은 연두색 카드로 표시한다. 이에 학생 절반이 저소득층이고 성인 3명 중 2명이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지역의 어린이들을 하나하나 면밀히 지도하는 방식이다. 성적이 낮은 학생의 부모에게는 통보하고 집중 관리한다.
이 학교에서는 거의 하루 종일 읽기와 수학, 과학 공부에 집중한다. 하루에 읽기 공부만 2시간 이상 시키고, 필요하면 30분씩 나머지 공부가 있다. 음악 수업에서도 '가성(假聲)' 같은 어휘를 포함한다. 학생들은 2주마다 시험을 보며, 3학년 때 일정 문해력을 달성하지 못하면 유급 후 재시험을 봐야 한다. 3학년 중 성적 부진 학생은 별도 지도를 받는다. 또한 미시시피주는 읽기 및 수학 성적이 낮은 학교에 해당 과목 코치를 파견해 교사 트레이닝을 진행하는데, 이 학교에도 코치가 정기적으로 방문해 교사들과 워크숍을 진행한다.
랭스턴 같은 헌신적인 교사들의 노력으로 오늘날 미시시피는 미국에서 가난한 어린이들이 교육을 받기에 가장 좋은 곳 중 하나로 부상했다고 NYT는 설명했다. 2013년 전국 학력평가에서 50개주 중 49위를 기록한 학업성취도는 톱 10으로 올라갔다. 물론 원점수 기준으로는 부유층이 많이 사는 동부 매사추세츠주 등이 톱을 달리고 있지만, 빈곤과 학생 인구 통계 등을 감안해 보정한다면 4학년 기준 미시시피가 독해 및 수학에서 1위라고 진보성향 싱크탱크 어반인스티튜트는 분석했다.
하지만 주정부 차원에서 노력이 집중된 초등학생과 달리 중학교 이상에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NYT는 원점수 기준으로 미시시피 8학년(한국의 중2)의 학업 수준은 미 전역 기준으로 독해 41위, 수학 35위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랭스턴 교장은 자유로운 학사 운영은 부유층 가정에서 누리는 사치재라고 선을 그었다. 가난한 환경에서 자라는 학생을 위해서는 힘들지만 문해력이라는 사다리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여기는 학교고 학생들은 배우러 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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