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이 사안에 대해 “북한에 총을 쏜 것과 같다”고 표현하며, 국가기관 연루 가능성까지 포함한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 이 발언은 과격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상식의 언어에 가깝다. 주권 국가의 영공을 무단 침범하는 행위는 그 수단이 무인기든 총알이든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의도가 무엇이든, 결과적으로 군사적 충돌의 위험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더 심각한 대목은 ‘민간의 자발적 행동’이라는 설명이 공공연히 회자되고 있다는 점이다. 민간인이 개인적 판단으로 상대 국가의 영공에 무인기를 띄워 정보 수집을 했다는 설명은 상식의 영역에서 성립하기 어렵다. 개인이 마음대로 전쟁의 문턱을 넘나들 수 있다면, 국가는 이미 국가가 아니다. 그래서 법은 오래전부터 개인이 자의적으로 국가 간 무력 충돌을 유발하는 행위를 엄중히 처벌해왔다.
안보는 용기나 패기로 다뤄질 문제가 아니다. 특히 한반도에서는 더욱 그렇다. 남북은 아직 정전 상태에 있고, 단 한 번의 오판이 수많은 생명과 일상을 위협할 수 있는 구조 속에 놓여 있다. 이런 조건에서 무인기 침범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경제·외교·군사 전반에 연쇄 충격을 줄 수 있는 고위험 행위다.
어린 불장난이 결국 마을을 불태우듯, 계산되지 않은 ‘용감함’은 공동체 전체를 위험에 빠뜨린다.
국가 안보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창의성도, 속도도 아니다. 통제, 책임, 그리고 예측 가능성이다. 군사적 긴장은 한번 고조되면 되돌리기 어렵고, 그 비용은 늘 시민이 치른다. 대통령이
“불필요한 긴장 고조는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투자와 고용, 금융시장은 총성보다 먼저 불안에 반응한다.
더욱이 이번 사안은 우리 군의 감시·대응 체계에 허점이 있었는지까지 함께 드러냈다. 북한으로 향하는 무인기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면, 이는 기술이나 장비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을 요구하는 신호다.
안보는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매일 점검하고 보완해야 할 관리의 영역이다. 한반도의 평화는 선언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수십 년간 쌓아온 신뢰, 조심스러운 균형, 그리고 무엇보다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지켜온 집단적 절제가 오늘의 안정성을 만들어왔다. 그 선을 무너뜨리는 행위가 애국이나 정의의 이름으로 포장된다면, 그것은 위험한 착각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흥분이 아니라 냉정이다. 추측이 아니라 조사다. 정치적 유불리가 아니라, 국가 운영의 기본 원칙이다. 누가, 어떤 경로로, 어떤 판단 아래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를 명확히 밝히고,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보완해야 한다.
평화로운 마을을 지키는 일은 화려하지 않다. 총을 쏘지 않는 선택, 드론을 띄우지 않는 판단,
그리고 감정을 앞세우지 않는 절제가 쌓여 만들어진다. 아무리 젊고, 아무리 기술을 손에 쥐고 있다 해도 국가의 운명을 불장난처럼 다뤄서는 안 된다.
그 선을 지키는 것, 그것이 국가의 최소한의 품격이며 민주국가가 스스로에게 부과한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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