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원 2심도 징역 2년…법원 "위헌 계엄 준비, 사법심사 대상"

  • 제2수사단 구성·요원 개인정보 취득 모두 유죄

  • "통치행위라도 헌법 위반 여부 판단 가능"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작년 12월 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속행 공판에서 증언을 거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작년 12월 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속행 공판에서 증언을 거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당시 부정선거 의혹 수사를 명분으로 한 '제2수사단' 구성을 위해 정보사 요원들의 개인정보를 넘겨받은 혐의로 기소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비상계엄 준비행위의 위헌·위법성을 재차 명확히 하면서, 계엄 선포가 고도의 통치행위라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이승한)는 12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노 전 사령관에게 1심과 같은 징역 2년을 선고하고 추징금 2490만원을 명령했다. 특검과 피고인 측의 양형부당 주장은 모두 기각됐다.

재판부는 1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특히 제2수사단 구성과 관련해 "요원 선발의 목적은 계엄 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수사를 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비상계엄 선포는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가 발생한 경우 헌법질서 회복이라는 소극적 목적을 위해서만 허용된다"며 "이 같은 실체적 요건을 갖추지 않은 상황에서 계엄 선포를 상정하고 동원 병력과 구체적 임무를 정해 준비한 행위는 그 자체로 위헌·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 준비행위로 이뤄진 수사단 구성 또한 위헌·위법한 행위에 해당한다는 1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계엄 준비 단계의 행위도 헌법적 통제 대상이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노 전 사령관 측은 계엄 선포는 고도의 통치행위로 사법부 판단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배척했다. 재판부는 "모든 국가 행위는 헌법과 법률의 테두리 안에서 합법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사법부는 고도의 정치적 결단에 관한 권한 행사라도 헌법·법률 위반 여부를 심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형 사유에 대해서도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노 전 사령관이 전역한 민간인 신분임에도 군 인사권자와의 개인적 관계를 내세워 후배 군인의 진급을 도와주겠다며 금품을 수수한 점을 지적했다. 또 계엄 상황을 염두에 두고 특수임무 요원의 인적 사항을 권한 없이 취득한 점 역시 죄책이 무겁다고 봤다.

노 전 사령관은 2024년 8~10월 진급 청탁 명목으로 군 간부들로부터 현금 2000만원과 6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수수한 혐의도 받는다. 1심은 이 같은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이번 판결은 내란 특검이 기소한 사건 중 가장 먼저 항소심 결론이 나온 사례다. 노 전 사령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 등과 함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도 별도 재판을 받고 있으며, 해당 사건 1심 선고는 오는 19일 예정돼 있다. 특검은 이 사건에서 징역 30년을 구형한 상태다.

항소심 재판부는 별도 내란 사건의 선고가 예정된 점도 양형 판단에 참고했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비상계엄 준비행위의 위헌성 및 통치행위에 대한 사법심사 가능성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향후 내란 사건 본류 재판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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