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 관계는 전적으로 미국의 태도에 달려 있다며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철회할 경우 관계 개선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한국에 대해서는 '동족' 개념을 배제하겠다며 강경한 대남 기조를 재확인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6일 노동당 제9차 당대회 폐막 소식을 전하며 이같은 내용이 담긴 김 위원장의 '사업총화보고' 주요 내용을 상세히 보도했다. 이달 19일부터 진행된 북한 당대회는 25일 폐막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사업총화보고에서 "우리에 대한 미국의 태생적인 적대적 시각과 강권으로 체질화된 불량배적 성질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며 "우리는 현재처럼 앞으로도 계속 미국과의 대결에 만반으로 준비하며 최강경자세를 변함없는 대미정책 기조로 확고히 견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미 천명했듯이 만일 미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헌법에 명기된 우리 국가의 현 지위를 존중하며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한다면 우리도 미국과 좋게 지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관계 개선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조·미(북·미)관계의 전망성은 미국 측의 태도에 전적으로 달려있다"며 "평화적 공존이든 영원한 대결이든 우리는 모든 것에 준비돼 있으며 그 선택은 우리가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이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는 조건 아래 관계 개선이 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우리는 오래 전부터 미국이라는 적대적 실체에 준비있게 대처해 왔으며 앞으로도 추리해 볼 수 있는 온갖 형태의 도전 행위들에 보다 더 잘 준비되기 위해 지금껏 해 온 바를 더욱 과감히, 더욱 집중적으로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한국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현 집권정권이 겉으로 표방하는 유화적인 태도는 서투른 기만극이고 졸작"이라며 "가장 적대적인 실체인 대한민국과 상론할 일이 전혀 없으며 한국을 동족이라는 범주에서 영원히 배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사실상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대한민국은 근 80년 동안 서로 별개의 국가로서 존재해 왔으며 유엔에도 하나의 의석이 아니라 두 개의 국가로 가입했다"며 기존 적대적 두 국가 기조를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이어 "아직도 한국의 일부 사람들이 국가 대 국가 간 관계로서의 조·한(남북) 관계를 규정한 우리 국가의 정당한 주권적 결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데 사실 그 자체가 법률적으로나 국제적으로나 두 개 국가로 공인돼 온 조·한관계의 현 상황을 일방적으로 부정하고 어떠한 방식으로든 상대방을 흡수하겠다는 헛된 야욕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국과의 연계 조건이 완전히 소거된 현 상태를 영구화하고 어떤 경우에도 오도된 과거를 되살리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과의 관계에서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있다면 우리 국익에 준한 냉철한 계산과 철저한 대응 뿐"이라고 언급했다.
또 "한국이 우리와 국경을 접한 지정학적 조건을 탈피할 수 없는 한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우리와의 모든 것을 단념하고 우리를 건드리지 않는 것"이라며 "지금처럼 신성한 우리의 국가주권과 헌법적 권리를 걸고들고 침해하는 한국의 대결적 행위는 절대로 더 이상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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