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이란엔 자제·美엔 비판…중동서 '투트랙 균형외교'

  • 왕이, 이란에 "주변국 우려 고려하라" 확전 자제 촉구

  • 中, 이란 최대 교역국이지만 관계는 비대칭

  • 美 비판 수위 조절…트럼프 방중 앞두고 절제

  • 블룸버그 "中 직접 개입보다 안정 관리"

왕이 중국 와교부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왕이 중국 와교부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은 2일 이란을 향해 “주변국의 정당한 우려에 귀 기울일 것”을 요구하며 확전 자제를 촉구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이란이 중동 주변국내 미국 기지를 겨냥해 보복에 나서며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이 사실상 역내 중재자 역할을 모색하는 것으로 풀이됐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은 2일 저녁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전화통화를 했다.

왕 주임은 통화에서 “이란이 복잡한 상황 속에서도 국가·사회 안정을 유지하고, 주변국의 정당한 우려를 고려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동시에 “중국은 이란의 주권·안보·영토 보전과 국가적 존엄 수호를 지지하며, 정당한 권익 보호를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아라그치 장관은 중국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해 왔다”며 긴장 완화를 위한 건설적 역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란 외무부 텔레그램에 따르면 아그라치 장관은 자국의 미군 기지 타격을 ‘방어적 대응’이라고 규정하며 “공격의 근원에 대한 정당한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표현은 중국 측 발표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왕 주임은 같은 날 마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 “군사작전을 즉시 중단하고 분쟁 확산을 막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밝혔고,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도 긴장 완화를 위한 협력을 강조했다.

왕 주임은 전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는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최고지도자가 사망한 것과 관련해 "주권국 지도자의 노골적 살해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을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판하면서 대화와 협상을 촉구했다. 

사실상 중국이 중동 지역에서 '균형 외교'에 기반한 실용적인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오랫동안 이란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미국 및 중동 내 미국 동맹국과도 협력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해 왔다고 전했다. 

경제적 이해관계가 이러한 신중한 태도의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중국은 이란의 최대 경제 파트너지만, 관계는 비대칭적이다. 미국 제재로 수출길이 막힌 이란산 원유의 80~90%가 중국으로 향한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 전략국제연구센터(CSIS)에 따르면 중국은 이란 무역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지만, 이란이 중국 전체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에 그친다. 중국으로서는 이란산 원유도 러시아·사우디아라비아 등 다른 산유국산으로 대체가 가능하다.

2021년 왕 주임은 이란을 방문했을 당시 '25년 포괄적-전략적 동반자' 협정을 체결해 이란으로부터 안정적으로 원유 가스를 공급받는 대신 최대 40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하지만 블룸버그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중국의 대이란 외국인직접투자(FDI) 누적액은 45억 달러에 그쳤다. 이는 중국의 아랍에미리트(95억 달러), 사우디아라비아(157억 달러)에 대한 누적 투자액보다 훨씬 적다. 미국의 이란 제재 위협 속 중국 기업들도 이란에 대한 투자를 꺼리는 것이다. 

3월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앞둔 만큼 중국이 이번 사태에 깊이 개입하지 않고 자제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리밍장 싱가포르 난양공대 교수는 연합조보에 "중국이 자제력을 발휘하고 있다"며 "이란 사태가 미중 주요 외교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중동 사태에서 중국이 직접 개입하기보다는 확전 방지와 역내 안정을 강조하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면서 향후 이란의 권력 구도 변화에 맞춰 실용적으로 관계를 관리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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