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사설 | 기본 원칙 상식] 북한 미사일 도발, 안보 리스크 관리로 경제와 민생 지켜야

북한이 14일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10여 발을 쏘아 올리며 한반도 긴장을 다시 끌어올렸다. 국가안보실은 즉각 긴급 안보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대응에 나섰고, 군 당국은 한미 연합연습 기간 중 벌어진 이번 발사를 중대한 도발로 규정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다. 더구나 한 번에 10여 발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사됐다는 점에서 그 의도와 메시지를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북한은  곧이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600㎜급 초대형 방사포 사격훈련을 실시했다. 북한 매체는 12문의 발사대가 동원됐고, 포탄이 364.4㎞를 날아가 동해의 섬 목표를 명중했다고 주장했다. 김정은은 사정거리 420㎞ 안의 적들에게 불안을 안기고 전술핵무기의 파괴력을 각인시키는 훈련이라고 했다. 표현은 과장돼 있었지만, 메시지는 분명했다. 한국을 겨냥한 전술 타격 능력을 과시하고, 한미 연합훈련에 정면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14일 600mm 초정밀다연장방사포 타격훈련을 진행했다고 15일 보도했다사진조선중앙TV화면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14일 600mm 초정밀다연장방사포 타격훈련을 진행했다고 15일 보도했다[사진=조선중앙TV화면]



문제는 이런 도발이 지금처럼 국제 정세가 불안정한 시점에 나왔다는 점이다. 중동에서는 전쟁이 이어지고, 국제 유가와 해상 물류망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미국의 방공 자산과 군사 역량이 중동으로 쏠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런 와중에 북한이 미사일과 방사포를 동원해 존재감을 드러낸 것은 한반도 안보 리스크가 결코 지역 변수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운다.

 

안보 불안은 군사 문제로만 끝나지 않는다. 지금 한국 경제는 대외 변수에 매우 민감한 상태다. 중동 리스크는 이미 에너지 가격과 공급망 불안을 자극하고 있고, 금융시장 역시 지정학적 충격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반도 긴장까지 높아지면 투자 심리와 환율, 물가와 실물경제 전반에까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안보와 경제, 민생은 따로 떨어진 영역이 아니다. 지금처럼 대외 충격이 겹치는 국면에서는 안보 리스크 관리 자체가 곧 민생 대책이다.



이럴수록 정부 대응은 더 침착하고 더 정교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흔들림 없는 대비 태세다. 북한이 오판하지 않도록 한미 연합 방위 태세를 유지하고,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비한 감시와 억지 역량을 빈틈없이 점검해야 한다. 동시에 불필요하게 긴장을 증폭시키는 과잉 반응도 경계해야 한다. 안보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무시도, 흥분도 아니다. 냉정함을 잃는 것이다.



경제 대응도 함께 가야 한다. 정부는 중동발 에너지 리스크와 북한발 군사 리스크가 동시에 시장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관리해야 한다. 원유·가스 수급 점검, 금융시장 변동성 대응, 주요 산업의 공급망 안정 대책을 선제적으로 챙겨야 한다. 위기는 군이 막고 경제부처가 따로 수습하는 식으로 대응할 수 없다. 안보와 경제를 하나의 리스크로 보고 움직여야 한다.



정치권 역시 이 문제만큼은 정쟁의 소재로 삼지 말아야 한다. 안보 불안은 국민 불안을 키우고, 국민 불안은 시장 불안으로 번진다. 이런 때일수록 정부와 정치권은 국민에게 단호하되 차분한 메시지를 줘야 한다. 나라가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위기 대응의 출발점이다.



북한의 도발은 새롭지 않다. 그러나 국제 정세가 흔들릴수록 그 파장은 더 커질 수 있다. 결국 기본 원칙과 상식은 분명하다. 안보 리스크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경제를 지킬 수 있고, 경제를 지켜야 민생도 지킬 수 있다. 정부가 지금 붙들어야 할 것은 단순한 군사 대응이 아니라, 안보와 경제를 함께 보는 종합적 위기 관리 능력이다. 한반도의 긴장을 통제하는 일이 곧 국민의 삶을
지키는 일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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