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산업의 판도가 완전히 바뀌고 있다. 지난해까지 '더 큰 모델, 더 많은 파라미터'로 승부를 가리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 돈은 모델 개발이 아니라 인프라 구축으로 몰리고 있다. 데이터센터, 전력, 네트워크, 냉각 시스템 등 실질적인 'AI 공장'을 짓는 데 수조 달러가 투입되고 있다.
17일 모건스탠리 연구에 따르면 2028년까지 글로벌 AI 관련 인프라 투자 총액이 약 3조 달러에 달할 전망이며, 이 중 80% 이상이 아직 집행되지 않았다.
특히 AI 데이터센터(DC) 건설에만 2조90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가 예정돼 있다. 이는 단순한 서버 구매가 아니라, 전용 전력망·변전소·냉각시설까지 포함한 '산업 빌드아웃'이다. 미국 GDP 성장에 10조 달러 이상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모델 하나를 훈련시키는 데 수억 달러를 쏟아붓던 시대에서, 이제는 그 모델을 실제로 돌리고 수익을 내는 '인프라'가 병목이 되고 있는 것이다.
델로이트 글로벌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AI 컴퓨팅 파워의 3분의 2가 '학습'이 아닌 '추론'에 사용될 전망이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GTC 2026에서 선언한 '추론 전환점'이 현실화되고 있는 셈이다. 모델 하나를 더 크게 만드는 데 수백억 달러를 쓰는 대신, 이미 만들어진 모델을 수백만 번 돌려 실제 서비스(챗봇, 에이전트, 로보틱스)로 돈을 버는 시대가 온 것이다.
결과적으로 지난해까지 치열했던 '모델 파워 경쟁'은 급격히 수그러들었다. 오픈AI·구글·메타가 매달 신모델을 쏟아내던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다. 대신 실사용 중심의 AI 에이전트가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에이전틱 AI는 기업 IT 지출의 10~1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2028년에는 기업 소프트웨어의 33%가 이를 포함할 전망이다.
빅테크들의 움직임도 극명하다. 아마존·알파벳·메타·마이크로소프트 4사의 올해 AI 인프라 투자 총액이 약 7000억 달러에 육박한다. 이는 작년 대비 60% 이상 늘어난 수치로, 자유현금흐름을 급격히 잠식할 정도다. 메타는 올해 AI 지출을 1350억 달러까지 확대할 계획이며, 로슈·아카마이 등 비테크 기업들도 엔비디아 기반 AI 팩토리를 대규모로 구축 중이다.
이 같은 인프라 전환은 두 가지 큰 의미를 가진다. AI가 더 이상 '테마주'가 아니라 매크로 변수가 됐다는 점이다.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2030년까지 연평균 23% 성장할 전망이고, 이는 에너지·부동산·건설 산업 전체를 재편할 규모다.
'캐시 갭' 리스크도 커졌다. 커졌다는 점이다. AI 수익이 아직 지출을 따라가지 못해 외부 자금 1조5000억 달러가 추가로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물론 도전도 만만치 않다. 전력 부족, 규제 리스크 그리고 과잉 투자로 인한 버블 우려까지. 하지만 모건스탠리가 지적하듯 "AI는 이제 산업 빌드아웃"이다. 모델 크기로 경쟁하던 시대는 끝났고, 누가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인프라를 소유·운영하느냐가 승패를 가를 전망이다.
투자자들 역시 '모델 개발사'보다 '인프라 플레이어'에 주목하고 있다. 크런치베이스와 CB 인사이츠 자료를 종합하면 지난해에는 AI 전체 VC 투자 중 기초 모델 회사들이 약 40%를 차지했으나, 올해 들어서는 인프라·컴퓨트·에너지 관련 스타트업이 대형 펀딩을 휩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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