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 | 기본 원칙 상식] 광화문 BTS 공연 논란, '과잉'이 아니라 '정상적 안전국가의 기준'이다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을 둘러싸고 일부에서 제기되는 ‘과잉 대응’ 논란은 사안의 본질을 벗어난 평가다. 결과만 놓고 인파가 예상보다 적었다는 이유로 1만 명 이상의 공무원 투입을 문제 삼는 것은, 안전이라는 공공의 가치를 지나치게 단순화한 접근에 불과하다. 안전은 사후의 숫자로 재단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특히 광화문이라는 공간이 갖는 특수성을 고려하면, 이번 대응은 오히려 국가가 갖춰야 할 정상적 수준의 준비에 가까웠다.
광화문 광장은 대한민국 행정과 외교, 상징 권력이 집결된 공간이다. 정부종합청사가 바로 인접해 있고, 청와대 또한 불과 1km 이내 거리에 있다. 여기에 주요 외교공관까지 밀집해 있는 이 지역은 전 세계적으로 보더라도 고위험 집합지에 해당한다. 대규모 인파가 모이는 순간, 단순한 공연장이 아니라 국가 안보와 직결된 공간으로 성격이 바뀐다. 테러, 돌발 사고, 군중 압박 등 어떤 형태의 위험이든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장소다.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아미BTS 팬덤들이 공연을 관람한 뒤 경찰 안내을 받아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아미'(BTS 팬덤)들이 공연을 관람한 뒤 경찰 안내을 받아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러한 공간에서의 안전 대응은 ‘적정’이 아니라 ‘최대’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원칙이다. 안전에는 100%가 없다. 120%, 150%의 준비가 되어야 비로소 ‘사고 제로’에 근접할 수 있다. 이태원 참사가 남긴 교훈 또한 명확하다. 부족한 대비는 단 한 번의 실패로 돌이킬 수 없는 국가적 비극으로 이어진다. 그 이후 대한민국 사회는 분명히 선택했다. 과소 대응이 아닌 선제적·확대 대응으로 가겠다는 방향이다. 이번 광화문 공연은 바로 그 기준이 실제로 작동한 사례다.


무엇보다 이번 행사는 결과로 평가받아야 한다.
첫째, 안전 측면에서 단 한 건의 중대한 사고 없이 마무리됐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한 ‘운’이 아니라 사전에 촘촘히 설계된 인력 배치와 통제 시스템, 그리고 현장 대응 역량의 결합이 만들어낸 결과다.

둘째,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려는 노력 또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규모 인력이 동원돼 안내와 통제를 병행함으로써 교통, 이동, 질서 유지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이뤄졌다. 이는 단순한 경비가 아니라 공공서비스의 영역이다.

셋째, 행사 종료 이후의 회복력이다. 수만 명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상황에서도 광화문 일대는 비교적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했다. 이는 참여한 시민, 특히 팬들의 높은 시민의식과 현장 운영의 유기적 협력이 만들어낸 성과다. 대규모 집회나 행사 이후 ‘정리되지 않는 도시’가 아닌 ‘빠르게 회복되는 도시’를 보여준 것은 대한민국의 성숙한 역량을 입증하는 장면이었다.

일각에서는 세금 부담과 공무원 동원을 문제 삼는다. 그러나 국가가 감당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책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다. 비용은 그 다음의 문제다. 만에 하나라도 광화문 한복판에서 안전사고나 테러, 혹은 사소한 충돌이 확대되는 사태가 벌어졌다면 그 파장은 단순한 금전적 손실을 넘어 국가 신뢰와 국격 전체를 훼손하는 결과로 이어졌을 것이다. 그에 비하면 이번 투입은 결코 과도한 비용이라 볼 수 없다.


오히려 경계해야 할 것은 결과를 놓고 뒤늦게 ‘적었으니 과했다’고 말하는 식의 사후적 판단이다. 이러한 시각은 다음 대응을 위축시키고, 결국 다시 ‘부족한 준비’로 돌아가게 만드는 위험을 내포한다. 안전 정책은 성공했을 때 과잉처럼 보이고, 실패했을 때 비로소 부족함이 드러나는 역설적 영역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는 항상 보수적으로, 그리고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이번 광화문 BTS 공연은 대한민국이 대규모 인파 관리와 안전 대응에서 한 단계 성숙했음을 보여준 사례다. 세계가 주목하는 공연을 사고 없이 마무리했고, 질서 있는 운영과 빠른 회복을 동시에 입증했다. 여기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일부의 단편적 비판이나 이상주의적 잣대로 흠집을 내는 것은 공공의 안전 기준을 흔드는 일일 뿐이다.


결론은 분명하다. 이번 대응은 ‘과잉’이 아니라 ‘정상’이었다. 그리고 그 정상의 기준을 지켜낸 것이야말로, 오늘 대한민국이 갖춘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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