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코스닥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의 포트폴리오 사전공개가 불공정거래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며 제도 개선 검토에 나섰다.
금융당국은 최근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와 맞물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등 신상품 도입에 따른 변동성 확대가 우려되는 가운데 과장 광고, 괴리율 확대, 리밸런싱 과정에서의 시장 충격 등 잠재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점검하고 건전한 시장 발전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방침이다.
24일 금융감독원은 금융투자협회에서 ‘ETF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는 투자자 보호 강화와 운용 안정성 제고, 신상품 도입 등에 대해 업계 의견을 청취하고 ETF 시장의 건전한 발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주요 자산운용사와 유동성공급자(LP) 증권사, 협회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날 서재완 금감원 부원장보는 모두발언에서 “ETF가 명실상부한 국민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잡았다”며 “업계가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ETF가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유념하면서 투자자 보호 등에 힘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ETF 시장은 2002년 말 4개 종목, 순자산 3000억원 수준에서 출발해 2025년 말 상장종목수는 1058개, 순자산가치(NAV)는 297조원을 기록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이어 “최근 중동 상황으로 주가, 유가 등 시장 지표가 급변하고 있으므로 안정적인 운용을 위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당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 △상품 운용의 안정성 △ETF 시장의 건전성 제고 등에 있어 업계의 협조와 개선 노력을 요청했다.
특히 시장 건전성 측면에서는 최근 코스닥 액티브 ETF의 포트폴리오 사전 공개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금감원은 사전 공개가 개인 투자자의 추종 매매를 유도하고 불공정 거래에 악용될 소지가 있는 만큼 제도 개선 필요성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운용사 간 점유율 경쟁 과정에서 과도한 마케팅이나 보수 인하 경쟁이 시장 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과장 광고와 정보 전달 방식 개선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상품 경쟁이 심화되면서 운용 전략이나 수익성에 대한 과장 표현이 발생할 수 있고, 일부 사례에서는 특정 종목 투자 비중을 법정 한도를 초과하는 것처럼 오인하게 하거나 분배금 재원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경우도 확인됐다는 설명이다.
홍보성 보도자료가 사실상 광고 역할을 하면서 협회 심의 절차를 우회하는 사례에 대해서도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레버리지 상품 등 고위험 상품과 관련해서는 단순 정보 제공을 넘어 투자자가 위험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시장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ETF의 NAV와 시장가격 간 괴리율이 커지며 공시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금감원은 자산운용사와 LP 증권사가 협업해 장중 안정적인 호가를 제공하고, 매수·매도 스프레드 축소를 통해 투자자 거래 비용을 낮추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운용 안정성과 관련해서는 ETF 규모 확대에 따른 시장 영향에 주목했다. 패시브 ETF의 리밸런싱 과정에서 장 마감 동시호가 시간대 특정 종목에 매매가 집중되며 가격 급등락이 발생하는 사례가 있었고, 레버리지 ETF의 구조적 특성상 지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업계가 리밸런싱 영향 사전 분석, 특정 시간대 매매 쏠림 방지, 포트폴리오 조정 방식 개선 등 자체적인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신상품 도입과 관련해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허용, 지수 요건이 없는 액티브 ETF 도입 등 제도 개선이 추진되는 가운데 투자자 선택권 확대와 함께 단기 투기 수요 증가 등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상품 설계 단계부터 투자자 보호와 시장 영향, 운용 자율성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들도 ETF 시장 영향력 확대에 맞춰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정보 제공 확대와 건전한 투자문화 조성에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신상품 출시 과정에서도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한 우려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운용 안정성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다만 ETF 시장 내 대형사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도 제기하며 차별화된 전략 경쟁을 통해 구조적 편중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금감원은 향후 ETF 비중 확대에 따라 시장 내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커질 것으로 보고 업계와의 소통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금감원은 “ETF의 성장이 투자자 편익 증대, 자산운용산업의 운용 역량 강화와 함께 달성될 수 있도록 관련 지원과 감독을 병행하겠다”며 “투자자 보호와 관련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법규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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