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위크 덮친 이란 전쟁 불안…에너지 CEO들 "장기화 땐 세계경제 충격"

지난 16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국제공항 인근에서 ‘드론 공격’으로 연료 탱크에 화재가 발생해 연기가 치솟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지난 16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국제공항 인근에서 ‘드론 공격’으로 연료 탱크에 화재가 발생해 연기가 치솟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세계 주요 석유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세라위크(CERAWeek)에서 이란 전쟁 장기화가 에너지 시장을 넘어 세계 경제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정부는 유가 급등이 아직 수요를 무너뜨릴 수준은 아니라며 시장 안정에 자신감을 보였지만, 업계는 공급 차질과 성장 둔화 우려를 동시에 제기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토탈에너지스의 파트리크 푸야네 CEO는 “전쟁 충격이 3~4개월을 넘기면 글로벌 경제의 시스템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반도체와 의료기기에 쓰이는 헬륨 공급 차질 가능성도 함께 거론했다. 셰브런의 마이크 워스 CEO도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공급 부족이 아직 원유 선물가격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의 술탄 알 자베르 CEO는 화상 연설에서 “유가 상승이 이미 세계 경제 성장을 둔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비톨 아메리카스의 벤 마셜 CEO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에 이르면 본격적인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는 브렌트유가 이달 한때 배럴당 119.50달러까지 올랐다고 전했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업계 우려를 일부 일축했다. 그는 “현재 유가가 아직 수요 파괴를 일으킬 정도는 아니다”라며 “미국이 전략비축유(SPR) 방출 등 시장 안정 조치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 전체 공조 물량은 4억배럴이며, 이 가운데 미국 방출 물량은 1억7200만배럴이다.
 
이번 세라위크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중동 에너지 인프라 불안이 겹친 가운데 열렸다. 로이터는 호르무즈 해협이 세계 원유와 가스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핵심 통로라고 전했다. 단기 유가 급등보다 공급 차질 장기화가 더 큰 위험이라는 인식이 업계 전반에 퍼지고 있다는 뜻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와 쿠웨이트석유공사 등 일부 중동 국영 에너지기업 수장들은 지역 긴장 고조로 현장 참석 일정을 조정했다. ADNOC의 알 자베르 CEO도 휴스턴 현장 대신 화상으로 연설했다. 세라위크가 단순한 업계 행사를 넘어 전쟁발 에너지 충격의 강도를 가늠하는 무대로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