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우의 베트남 포커스] (47) 베트남 국회 의석 휩쓴 빨간 배지…또럼 총비서 체제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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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우 단국대 베트남학전공 초빙교수
[이한우 단국대 베트남학전공 초빙교수]
 
 
16대 국회의원 선거
 
베트남은 지난 3월 15일 16대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 인민의회 의원 선거를 동시에 치렀다. 그 선거 결과는 선거 6일 후인 21일에 발표됐다. 이번 선거는 전국 182개 선거구에서 유권자 약 7620만명의 투표로 치러졌다. 베트남은 보통, 평등, 직접, 비밀 선거 원칙을 공식적으로 표방하고 있다. 이번 투표율은 99.7%였는데, 이를 통해 그 선거 과정을 짐작해볼 수 있다. 베트남 국회는 5년 임기의 500명 정원으로 구성된다. 이번 16대 국회의원 후보자는 863명으로, 의원 정수 대비 후보자 비율은 173%다. 이 비율은 1987~2007년간 150%와 170% 사이에서 변동됐고 2007년 12대 선거 이래 165~175%를 유지해왔다. 의원 정수 대비 후보자 비율이 시기에 따라 조금씩 증가해 유권자의 선택 범위를 넓혔다고 할 수 있다. 이는 공산당의 지도하에 이뤄진 일이다.
 
 사회주의 선거 방식
 
베트남은 국회의원을 직접 선거로 선출하기에 간접 선거로 전국인민대표대회를 구성하는 중국보다 더 민주적으로 보인다. 형식적으로 보면 유권자가 선거구별로 ‘직접’ 투표하기에,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선거처럼 보인다. 그러나 국회의원 입후보 과정을 들여다보면 그 실상은 다르다. 베트남에는 상설 선거관리위원회가 없고 국회가 선거를 앞두고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한다. 선거관리위원회는 국가의 각 기관 즉 공산당, 국회, 정부, 베트남 조국전선 및 사회단체 등 각계 대표로 구성된다. 이번 16대 선거관리위원회는 국회의장을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으로 하고 국회상임부의장, 베트남조국전선 위원장, 상임부총리, 국가부주석을 부위원장으로 하며, 여기에 15명의 위원을 포함하여 구성됐다.

국회 상무위원회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차기 의원 구성에 관한 ‘예견안’을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시한다. 이를 가이드라인으로 하여, 정치사회단체의 총괄조직인 베트남조국전선이 입후보 과정을 진행한다. 국회와 베트남조국전선은 공산당의 지도하에 있다. 각급 공산당 및 정부기관, 군, 정치사회단체 등은 대부분 후보를 추천한다. 1992년 선거부터 개인이 스스로 자천 후보로 나설 수 있도록 했다. 후보자들은 베트남조국전선의 심사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를 ‘협상’이라고 한다. 베트남조국전선은 1차에 의원 구성안을 검토하고, 2차에 후보자 심사를 진행하며, 3차에 최종 심사를 거쳐 후보자 명부를 작성한다. 이후 선거관리위원회가 공식 후보자 명부를 선거구별로 공표한다. 선거운동은 유권자들과의 회합이 중심이 되며, 거리에서 인사하기, 방문, 대중 연설, TV 토론 등 자유주의 국가에서 흔히 이뤄지는 선거운동은 없다. 유권자들은 대부분 한 선거구에서 의원 2~3명을 선출한다. 유권자들은 선거구별 의원 정수만큼 지지하는 후보자의 성명을 투표용지에 남겨두고 지지하지 않는 후보자 성명에 줄을 횡으로 긋는 방식으로 투표한다. 당선자는 50% 이상 득표한 후보자 가운데 다수득표자 순으로 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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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5일 국회의원 및 지방 인민의회 의원 선거를 보도한 베트남뉴스. 사진=베트남통신사]
 

 공산당과 중앙 권력 강화
 
이번 16대 국회에서 중앙 당 및 정부 기관 등에서 추천해 당선된 의원은 214명으로, 지난 15대 194명보다 많아졌다. 지난 1월 공산당대회의 중앙집행위원회 구성처럼 이번 국회에서도 지방에 비해 중앙의 권력이 더 강화된 현상을 보인다. 재선 의원은 247명으로 그 비율은 49.4%이고, 이는 지난 15대 203명, 40.7%보다 증가했다. 소수 종족 출신 의원은 76명, 여성 의원은 150명(30%)이며, 이는 이전 시기와 유사하다. 현직을 기준으로 군 출신은 31명이고 공안 출신은 25명이다. 여기에 공안 출신이면서 현재 공산당 직위에 있는 또럼(To Lam) 총비서와 응우옌주이응옥(Nguyen Duy Ngoc) 하노이시 당 위원회 비서를 포함하면 공안 출신은 27명이 된다. 이번에 공식 자천 후보는 5명이었으나 모두 국회의원으로 선출되지 못했다. 그간 1~4명의 자천 후보가 당선됐었고, 지난 15대에서 자천 후보 출신 의원은 4명이었다.

이번 16대 국회의원 중 공산당원은 482명으로 전체 의원의 96.4%고, 공산당원이 아닌 의원은 18명으로 전체 의원의 3.6%다. 비공산당원 국회의원은 하노이 의대 병원장 1명, 기업인 5명, 불교계 인사 3명, 천주교계 인사 2명, 지방 성 감사 1명, 보통교육계 인사 3명, 예술계 인사 3명이다. 이 18명은 지난 15대 14명에서 4명 증가한 것이다. 비공산당원 국회의원 수는 1997년 1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68명까지 증가했지만, 그 이후 계속 감소해왔다. 공산당원이 전체 국회의원 중 절대 다수를 차지해, 국회의원 선거가 공산당의 국회 지도를 실현하는 기반을 만들었다.

한편, 16대에서 전업 국회의원은 전체 의원의 40%인 약 200명이며, 전업 의원으로 예견된 후보들은 모두 선출됐다고 한다. 지난 15대 전업 국회의원은 전체의 38.6%인 193명이었다. 베트남은 과거에 대부분 국회의원을 겸직 의원으로 두고 소수의 전업 의원만을 뒀다. 겸직 의원들은 자기 소속 기관에서 본연의 업무를 하다가 국회 회의가 열리면 해당 업무를 수행하곤 했다. 겸직 의원들은 국회 업무를 전체 업무의 3분의 1만큼 하도록 규정돼 있다. 국회는 개혁에 착수한 이래 전업 의원 비중을 계속해 늘려왔다. 전업 의원의 비중을 국회 전문화의 한 지표로 볼 수 있다.
 
 출신지의 북부 편중
 
16대 국회의원의 출신지(que quan)별 분포를 보면 북부의 우위가 확연히 보인다. 여기서 출신지는 의원 본인의 고향이며 출생지가 다를 경우 보통 부모의 고향을 말한다. 다수 의원을 낸 출신지로 닌빈(54명), 흥옌(51명), 하노이(47명)가 최상위를 차지했다. 모두 북부지역이며, 흥옌은 또럼 총비서의 출신지이기도 하다. 다음으로 20명대 의원을 낸 출신지는 하이퐁(29명), 타인호아(29명), 박닌(28명), 응에안(25명), 푸토(20명)로, 모두 북부와 중북부 지역이다. 호찌민시(17명)와 다낭(9명)처럼 인구가 비교적 많은 남부와 중부의 중심 지역이 상대적으로 의원을 적게 배출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북부 산간지대인 라이쩌우는 한 명도 없고, 다른 지역은 성(省)별로 2명 이상 의원을 배출했다. 이러한 북부와 중북부 지역 편중 현상은 공산당원 및 최고위 기관인 정치국 구성에서도 나타난다.
 
 새 정부의 구성: “당이 선택하면 국회가 선임한다”
 
지난 3월 15일 국회의원 선거 후, 공산당 중앙집행위원회 2차  회의가 3월 23일부터 25일까지 열렸다. 공산당은 이 회의에서 새롭게 국가기관의 직책을 맡을 인사들을 정하여 국회에 ‘추천’할 것이다. 국가기관의 주요 직위 인사들은 대부분 공산당 중앙집행위원회 위원이며 동시에 국회의원이다. 이번에 국회의원으로 선출된 인사들의 면모를 보면 국가기관에서 새 임기의 주요 직책을 맡게 될 인사들을 예상해볼 수 있다.

올해 1월 열린 제14차 공산당대회에서 정치국 위원으로 선임된 인사 19명은 전원 국회의원으로 선출됐다. 공산당 비서국 위원들도 마찬가지다. 르엉끄엉 현 국가주석은 지난 1월 공산당대회에서 정치국 위원을 사임했고 이번 선거에서 국회의원으로 선출되지 않았다. 또럼 공산당 총비서는 국회의원으로 선출됐고, 새 정부의 국가주석을 겸직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보티아인쑤언(Vo Thi Anh Xuan) 국가부주석과 레카인하이(Le Khanh Hai) 국가주석실 주임은 국회의원으로 선출됐다. 새 국회의장에 대해서는 별 의견이 없는 것으로 보아 쩐타인먼(Tran Thanh Man) 현 국회의장이 현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법원과 검찰 부문에서는, 응우옌반꽝(Nguyen Van Quang) 최고인민법원장, 응우옌후이띠엔(Nguyen Huy Tien) 최고인민검찰원장, 즈엉반탕(Duong Van Thang) 최고인민법원 부원장 겸 중앙군사법원장이 국회의원으로 선출됐다. 국회의원으로 선출된 인사들은 현직을 유지하거나 상위직으로 승진할 것이다.

현 정부의 총리, 부총리, 장관 중 국회의원으로 선출된 인사들은 다음과 같다. 팜민찐 총리는 지난 1월 공산당대회에서 정치국 위원을 사임했고 이번에 국회의원으로 선출되지 않았다. 누가 새 정부의 총리가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다. 레민흥(Le Minh Hung) 현 공산당 중앙조직위원장이 총리직을 맡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쩐르우꽝(Tran Luu Quang) 현 호찌민시 공산당위원회 비서가 먼저 총리직을 맡고, 그 후 그보다 젊은 레민흥이 맡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현 부총리 9명 중 국회의원으로 선출된 인사는 팜티타인짜(Pham Thi Thanh Tra) 부총리뿐이다. 국회의원으로 선출되지 않은 부총리는 현직에서 물러나게 될 것이다.

장관급에서 국회의원으로 선출된 인사로는, 판반장(Phan Van Giang) 국방부장관, 르엉땀꽝(Luong Tam Quang) 공안부장관, 레호아이쭝(Le Hoai Trung) 외교부장관, 도타인빈(Do Thanh Binh) 내무부장관, 응우옌반탕(Nguyen Van Thang) 재정부장관, 레마인훙(Le Manh Hung) 공상부장관, 다오홍란(Dao Hong Lan) 의료보건부장관, 쩐홍민(Tran Hong Minh) 건설부장관, 쩐득탕(Tran Duc Thang) 농업환경부장관, 호앙민선(Hoang Minh Son) 교육훈련부 장관 대행, 응우옌티홍(Nguyen Thi Hong) 국가(중앙)은행 총재가 있다. 이들 중 일부가 부총리로 승진할 것이며, 일부는 장관직을 유지할 것이다. 응우옌쫑응이어(Nguyen Trong Nghia) 군 정치총국 주임, 응우옌떤끄엉(Nguyen Tan Cuong) 군 총참모장 겸 국방부차관, 레득타이(Le Duc Thai) 국방부차관, 레꾸옥훙(Le Quoc Hung) 공안부차관, 부하이꿘(Vu Hai Quan) 과학기술부 상임차관, 찐비엣훙(Trinh Viet Hung) 농업환경부 상임차관, 럼티프엉타인(Lam Thi Phuong Thanh) 문화체육관광부 상임차관, 풍득띠엔(Phung Duc Tien) 농업환경부 차관, 판찌히에우(Phan Chi Hieu) 법무부차관, 응우옌꾸옥도안(Nguyen Quoc Doan) 정부감사원 상임부원장 등도 국회의원으로 선출됐다. 이들이 장관 후보라고 볼 수 있다.

국가기관의 인사는 새 국회 첫 회의에서 공식적으로 실행된다. 베트남은 지난 1월에 제14차 공산당대회를 열어 공산당의 주요 직위 인사를 선임했다. 이어 3월 15일 국회의원 선거 후 4월 6일 개최 예정인 첫 회의에서 향후 5년간 국가기관의 주요 직위를 담당할 인사들을 선임하게 됐다. 이로써 또럼 총비서 체제가 완결되어 베트남이 추구하는 민족부흥의 신기원 목표를 향해 매진할 것이다.


 
필자 주요 약력
▷서강대 정치학박사 ▷서강대 동아연구소 및 대학원 동남아시아학 협동과정 교수 역임 ▷한국-베트남 현인그룹 위원 역임 ▷현 단국대 아시아중동학부 베트남학전공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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