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는 지난 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진에어 2025~2026시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 GS칼텍스와 3차전에서 세트 점수 1대 3(15대 25 25대 19 20대 25 20대 25)으로 패했다.
안방인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1차전과 2차전을 모두 내줬던 도로공사는 적지에서 치른 3차전마저 패하며 시리즈 전적 3전 전패로 쓰라린 준우승에 머물렀다.
정규리그 1위(24승 12패·승점 69)를 차지한 맹렬했던 기세는 온데간데없었다. 사령탑 공백이라는 변수에 발목을 잡힌 탓이었다. 변수의 원인은 코트 밖에서 비롯됐다. 도로공사는 챔프전을 불과 며칠 앞둔 지난달 26일 지난 10년간 팀을 이끌었던 김종민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3월 말까지였으나 연장을 포기하면서 당장 4월에 펼쳐지는 챔프전을 김영래 수석코치의 '대행 체제'로 치르겠다는 결정이었다.
정규리그 1위라는 성과를 낸 김 감독이 사실상 경질된 것은 코치 폭행 혐의로 약식 기소된 점이 영향을 끼쳤다. 김 감독은 지난 2024년 말부터 지난해 초까지 경북 김천에 위치한 구단 숙소 감독실 등에서 같은 팀 A코치에게 리모컨을 던지고 목 부위를 밀친 혐의를 받았다. 지난해 4월 경찰 피소 사실이 알려지자 김 감독은 A코치의 주장을 전면 반박했지만 검찰은 그를 폭행 혐의 등으로 약식 기소했다.
도로공사는 지난달 26일 "A코치에 대한 폭행 및 명예훼손 사건에 대해 지난 2월 말 검찰이 약식 기소하는 불미스러운 사항이 있어, 고심을 한 끝에 재계약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도로공사의 발표 이후 계약 해지 통보 시점과 방식 모두 상식선에서 크게 벗어났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아직 법원 판결이 나오지 않았고 한국배구연맹(KOVO) 역시 어떠한 징계도 내리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김 감독은 포스트시즌 직전에 열린 미디어데이까지 팀의 수장 자격으로 참가해 출사표를 던지기도 했다.
혼란 속에서 지휘봉을 넘겨받은 대행 체제 역시 코트 위에서 뚜렷한 한계를 보였다. 벤치의 대처는 매 순간 상대보다 한 박자씩 늦었고, 상대 흐름을 끊어줘야 할 작전 타임과 분위기 반전을 꾀해야 할 선수 교체 타이밍은 번번이 어긋났다. 범실로 팀이 흔들리는 승부처에서도 날카로운 전술적 해법이나 벤치의 변칙 기용보다는 선수들을 다독이는 데 급급한 모습이었다. 단기전 승패를 가르는 벤치의 치열한 수싸움에서 완벽하게 밀린 셈이다.
3차전 패배 후 취재진과 만난 김영래 감독대행은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선수들에게 너무 미안하다.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에게 말을 하려고 했는데 선수들 눈을 보니까 눈물이 흘러서 말을 못 했다. 미안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적장인 이영택 GS칼텍스 감독은 "저는 김종민 감독님에 비하면 경험이 많지 않은 지도자다. 항상 많이 배웠다"며 "경기에 김 감독의 부재 영향이 없진 않았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챔프전을 코앞에 두고 단행된 사령탑 교체는 '3전 전패'라는 뼈아픈 결과로 직결됐다. 정규리그 1위의 쾌거를 달성하고도 온전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도로공사의 2025~2026시즌은 짙은 아쉬움 속에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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