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보다 먼저 궁금한 '살목지'…뜻은 무엇이고 왜 위험할까?

  • 괴담의 공간이자 현실의 위험지대…저수지는 미끄럼·추락·익수 사고에 취약

사진영화 살목지 포스터
[사진=영화 '살목지' 포스터]


이상민 감독의 공포영화 '살목지'가 오늘(8일) 개봉하면서 타이틀에 대한 관심도 함께 커지고 있다.

'살목지'는 로드뷰에 정체 불명의 형체가 찍히고, 재촬영을 위해 저수지로 향한 촬영팀이 검고 깊은 물속의 무언가를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 작품이 더 눈길을 끄는 이유는 제목이 허구가 아니라 실제 장소에서 왔다는 점이다. 살목지는 충남 예산군 광시면에 있는 실제 저수지 이름으로, 이상민 감독은 지명보단 '살목'이라는 말이 주는 인상에 주목해 작품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상민 감독은 '살목'을 무속적으로 "죽은 나무가 있는 땅", "음산하고 어두운 느낌이 드는 땅"으로 받아들였고, 그 분위기를 영화의 출발점으로 삼았다고. 실제 살목지를 둘러봤을 때도 어디까지가 물이고 어디까지가 땅인지 분간하기 어려웠고, 안개와 물안개가 사람을 끌어들이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실재하는 살목지의 뜻은 '죽일 살(殺)·나무 목(木)·못 지(池)'로 연상해 섬뜩하게 느낄 수 있지만, 인근 지명인 '살목/시목'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예산군에 따르면 지형이 살목처럼 생겨서, 혹은 화살나무가 많이 자랐다는 데서 유래했다. 영화가 가져온 공포의 해석과 실제 지명 유래는 결이 다른 셈이다.

 
사진영화 살목지 스틸컷
[사진=영화 '살목지' 스틸컷]

그렇다면 왜 살목지는 위험한 공간으로 인식될까. 영화에서는 괴담과 물귀신의 이미지가 핵심이다. 실제로 이 작품은 2022년 MBC '심야괴담회'에서 소개돼 화제가 된 살목지 괴담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내비게이션이 이상하게 작동하고, 안개 낀 밤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가 흐려지는 식의 서사가 누적되며 살목지는 심령 스폿으로 소비돼 왔다. 영화 역시 이 지점을 활용해 '빠져나올 수 없는 공간'의 공포를 밀어붙인다.

다만 현실에서 중요한 건 괴담보다 안전이다. 국민재난안전포털은 저수지 주변에서는 혼자 다니지 말라고 안내한다. 행인이 드문 곳이 많아 물에 빠졌을 때 구조가 매우 어렵고, 수면 근처는 미끄러워 실족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안전 펜스가 없는 곳은 산책 중에도 의도치 않게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질병관리청도 익수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안전 부주의, 음주 수영, 수영 미숙 등을 제시하며 물에서는 무모한 행동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진영화 살목지 스틸컷
[사진=영화 '살목지' 스틸컷]

저수지는 사고와 밀접한 공간이다.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낚시 관련 안전사고는 653건이었고, 주요 유형은 넘어짐·미끄러짐 184건, 물에 빠짐 80건 등이었다. 이 가운데 '물에 빠짐' 사고 발생 장소를 보면 바닷가 다음으로 저수지가 17건으로 많았고, 심정지로 이어진 '물에 빠짐' 사고 장소에서도 저수지가 10건으로 집계됐다. 소방청은 구명조끼 착용, 허가된 장소 이용, 2인 이상 활동, 미끄럽지 않은 신발 착용 등을 당부한다. 살목지가 무서운 이유는 영화가 씌운 괴담 때문만이 아니라, 저수지라는 공간 자체가 원래부터 방심을 허용하지 않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정리하면 살목지는 실제 저수지 이름이지만, 영화는 그 지명을 공포의 언어로 다시 번역했다. 제목 하나가 관객의 호기심을 끌어당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낯익은 실제 장소이면서도, 듣는 순간 설명하기 힘든 불길함을 남긴다.

 
사진영화 살목지 포스터
사진=영화 '살목지'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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