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5극 3특'에 분주해지는 금융지주들…지역거점 구축 본격화

  • 4대 금융지주 전북 집결…지역 금융거점 구축 속도

  • 농협금융은 동남권으로…해양·항공 지원 본격화

  • 산은·수은·기은 등 새만금 9조 투자 지원 나서

사진각 사
(왼쪽부터)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KB금융, 서울 중구의 신한금융·우리금융·하나금융 본사 [사진=각 사]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정책 기조가 본격화되면서 금융권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주요 금융지주들이 정부 정책에 발맞춰 지역 금융거점 구축에 나서면서, 수도권 중심이던 금융 인프라의 지방 이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7일 전북혁신도시를 자본시장 전략 중심지로 선정하고 통합 금융거점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나금융의 자산운용·증권·수탁·기관영업 등 그룹의 자본시장 기능을 전북으로 모아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다. KB·신한·우리금융그룹에 이어 하나금융까지 합류하면서 4대 금융지주가 모두 전북에 금융 거점을 마련하게 됐다.

전북은 세계 3대 연기금 중 하나인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위치한 곳으로, 서울과 부산에 이은 제3금융중심지의 유력 후보로 꼽힌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국무회의에서 "국민연금공단이 운용하는 자산을 배분할 때 그 지역에 있는 운용 회사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하며 제3금융중심지 지정 논의가 다시 힘을 받고 있다. 금융당국은 연내 '제7차 금융중심지 조성 및 발전 기본계획(2026~2028년)' 수립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전북 외의 지역에서도 금융권의 행보는 이어지고 있다. 하나금융은 오는 9월부터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조성되는 '하나드림타운'으로 지주사를 포함해 은행, 증권, 카드, 보험사 등 주요 계열사를 이전한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 가운데 본사를 서울 밖으로 옮기는 첫 사례다.

NH농협금융지주는 부산·울산·경남 등 '동남권 메가시티'에 집중하고 있다. 지역 핵심 산업인 조선·해운·자동차 분야의 금융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동남권 지역본부의 기능을 강화하고, 특화 펀드를 조성하는 등 지역 밀착 행보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업은행 등 4개 정책금융기관은 지난 6일 현대차그룹과 업무협약을 맺고 9조원 규모의 새만금 프로젝트 투자를 뒷받침하기로 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정부의 '5극3특(전국 5대 초광역권·3대 특별자치도)' 전략과 맞물려 있다. 권역별 산업과 인프라를 결합해 지방을 성장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방향에 맞춰 금융지주들도 기능을 재편하는 것이다.

다만 지역 금융 거점이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과제가 여전하다. 세제, 규제, 인력, 정주 여건 확보를 위한 지원책 없이 기업 유치만 이뤄질 경우 실질적 성과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 2024년 12월 발간한 '2개의 금융중심지, 그 발전정책의 재정립 필요성' 보고서에서 기존 금융중심지 정책에 대해 "글로벌 금융중심지에 비해 매력적인 사업이나 생활 환경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어 유명무실하다"면서 "현재의 금융중심지 정책은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 싱가포르의 경우 법인세, 소득세 등 세제 혜택과 함께 규제를 대폭 완화하며 대표적인 글로벌 금융 허브로 자리잡았다. 룩셈부르크 역시 낮은 법인세율, 펀드 관련 세금 면제 등의 시장 친화적 정책을 펼쳐 세계 2위 규모의 펀드 허브로 올라섰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국가균형발전을 강력하게 밀고 있고, 생산적 금융 기조에도 부합하는 만큼 금융그룹들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다만 정부 차원의 과감한 인센티브와 정주 여건 개선이 뒷받침 돼야 이러한 움직임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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