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뷰] 내란 행위에 더 무거운 사법적 판단 이뤄져야

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주요 재판의 항소심이 진행되는 가운데 이달 2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사건, 내달 7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주요임무종사 혐의 사건에 관한 선고가 이뤄진다. 이들 선고공판은 내란전담재판부가 내놓는 첫 판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내란전담재판부는 지난 1월 6일 시행된 내란·외환·반란 범죄 등의 형사 절차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위해 설치된 특별재판부다. 이 때문에 이번 항소심 선고가 피고인에게 더 엄중한 책임을 묻고, 앞으로 나올 다른 사건의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시민사회의 기대도 크다. 

이 중 대통령 관저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했다는 내용을 포함한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사건에 대해서는 징역 5년을 선고한 1심의 양형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견해가 힘을 얻고 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초범이고, 일부 범행에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양형 사유를 밝혔지만, 마치 일반적인 형사 사건의 시각에서 감경한 것으로 보이는 상황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이에 반해 "전혀 반성하지 않는 태도" "국민 법 감정과 매우 동떨어진 판결"이라는 특검의 비판에는 적극적으로 공감한다. 특검은 1심과 마찬가지로 항소심에서도 징역 10년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 사건에 대한 1심 선고가 지난 2월 내려진 이후 아직 항소심이 진행되지 않은 것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대목 중 하나다. 검찰이 기소한 사건이므로 특검법에 따라 하급심 선고일로부터 3개월 이내 판결하지 않아도 된다는 법원의 주장을 수긍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된 취지와는 맞지 않다. 

사법부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민을 어리둥절하게 한 행보를 종종 보여 왔다. 그동안 일 단위로 계산한 구속 기간을 돌연 시간 단위 적용해 윤 전 대통령의 구속을 취소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내란주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보석 허가를 결정하거나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윤 전 대통령을 포함한 내란 혐의 사건 1심 판결문을 비실명화해 공개했다.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회에서 벌어진 상황을 전 국민이 생중계로 봤듯이 가담자들의 위법 행위에 대한 법원의 판단도 영문 머리글자가 아닌 실명으로 읽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들의 행위는 대부분 공직자로서 벌어진 것으로 보호받아야 할 사생활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민사회는 이를 바로잡기 위해 내란·외환·반란 범죄 등의 형사 절차에 관한 특례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을 입법부에 요구하고 있다. 

사실 비상계엄과 관련된 사건 중 가장 본보기가 될 수 있는 판단은 이미 내려졌다. 앞서 한 전 총리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등 사건을 심리한 1심은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법부에서는 처음으로 비상계엄이 '내란'이라고 명명했으며, 과거의 쿠데타 사건과 비슷하게 양형을 정해선 안 되는 '친위 쿠데타'인 점을 강조하면서 특검이 구형한 징역 15년보다 더 무거운 처벌을 내렸다. 국헌을 어지럽게 할 목적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앞으로 엄정한 판결이 이뤄지는 것이 사법부에 대한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불신을 해소하는 방법이라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그제 열린 올해 첫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사법부 본연의 사명은 공정하고 신속한 재판을 통해 실질적 법치주의를 확립하고 정의를 구현하며 국민의 기본권을 수호하는 데 있다"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우리 사명을 온전히 이행하는 것에 있다"고 말했다. 내란전담재판부는 물론 사법부 전체는 이 당부를 따르기만 하면 된다. 
 
정해훈 정치사회부 차장
정해훈 정치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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