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프로야구는 역대 최다인 1231만 여명의 관중을 동원하며 연간 1조 원이 넘는 경제 효과를 창출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해 1300만 관중이라는 새로운 기록에 도전한다. 시범경기부터 약 44만 명이 몰리며 흥행 기대를 키우고 있다. 여성 팬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프로야구는 명실상부한 ‘국민 스포츠’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2025년 1~5월 기준 프로야구 티켓 구매자 가운데 20~30대 여성 비중은 38.3%로 집계됐다. 여성 팬의 적극적인 소비와 참여가 관람 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LG 팬 유은서(23) 씨는 응원가를 촬영하고 친구들과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느라 바쁘다. “야구 보러 왔다기보다 놀러 온 느낌이에요. 응원도 하고 사진도 찍고, 하루 코스예요.”
변화는 먹거리와 굿즈에서 가장 빠르게 나타난다. 번데기와 맥주 대신 마라꼬치, 과일 음료, 디저트가 자리 잡았고, 구단 매장에는 키링, 포토카드, 캐릭터 상품이 전면에 배치됐다. 키오스크 앞에는 원하는 선수의 포토카드를 뽑기 위해 줄을 선 팬들로 붐빈다. LG트윈스 팬 박시현(26), 유정민(24) 씨는 “원하는 선수가 나올 때까지 여러 장을 구매한다”며 “굿즈 자체 또한 즐길 거리”라고 말했다.
이 같은 소비 패턴은 여성 팬 증가와 맞물려 더욱 강화되고 있다. 전체 관람객 중 여성 비중도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티켓 구매에서도 20~30대 여성 비율은 36.6%로 남성을 앞선다.
선수를 소비하는 방식도 변했다. 경기력뿐 아니라 외모, 서사, 팬서비스까지 포함한 ‘팬덤형 소비’가 확산되면서 선수 개인을 중심으로 팬층이 형성되고 있다. 경기 후 선수 출퇴근길을 기다리는 팬들의 모습은 이제 일상적인 풍경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이 사실상 아이돌처럼 소비되는 흐름이 나타난다”며 “개인 팬덤이 팀 전체 흥행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특정 선수를 중심으로 한 ‘스페셜 데이’, ‘플레이어스 데이’가 늘었고, 한정판 굿즈는 출시와 동시에 품절된다. KIA는 패션 브랜드 IAB Studio(아이앱 스튜디오)와 협업했고, LG 트윈스는 유튜브 기반 브랜드 ‘빠더너스’와 협업해 의류 컬렉션을 출시했다.
키움은 여대 특강과 대학 연계 이벤트를 통해 여성 팬 유입을 확대하고 있다. KBO 역시 MZ세대를 겨냥한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대학생 마케터 운영, 팝업스토어, SNS 콘텐츠 확대 등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경제 효과도 뚜렷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24년 프로야구 소비지출을 기준으로 전국 생산유발액을 1조1121억 원, 취업유발 인원을 9569명으로 추산했다. 구단 입장 수입은 2000억 원을 돌파했다.
또한 카드사 분석에 따르면 야구 경기일 야구장 주변 주요 업종 매출은 경기 없는 날보다 약 9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경기 후 외식 매출이 대전 46%, 대구 42% 증가하는 등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이제 프로야구는 기업 의존형 구조를 넘어 자생적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구단은 흑자를 기록하며 새로운 수익 모델을 입증했다. 올 시즌에는 경기 자체도 더 빠르고 몰입감 있게 바뀐다. 피치클록 규정 강화로 경기 템포가 빨라지면서 팬 경험은 더욱 리듬감 있게 재편될 전망이다.
야구장은 더 이상 아저씨들의 공간이 아니다. 이제 그곳은 노래하고, 사진 찍고, 소비하고, 공유하는 하나의 문화이자 산업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리고 이 변화는 단순한 유행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K-pop이 음악 산업을 넘어 하나의 문화 산업으로 확장됐듯, 프로야구 역시 팬덤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산업으로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야구는 여전히 9회말까지 이어지는 경기다. 하지만 지금의 프로야구는 그 이상의 이야기로 확장되고 있다.
문화가 되고, 소비가 되고, 하나의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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