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2025년도 수출 113조 엔 '사상 최대'… 車 부진, AI 반도체가 메웠다

  • 닛케이 "관세로 대미 자동차 급감… 반도체·데이터센터 수요가 버팀목"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의 지난 회계연도 수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미국의 관세 영향으로 자동차 수출이 줄었지만,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며 이를 상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의 2025회계연도 수출액이 113조 2422억 엔으로 전년도 대비 4.0% 증가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2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이 22일 발표한 무역통계에서 자동차 수출은 3.6% 감소한 17조 6674억 엔으로 집계됐다. 특히 대미 수출은 15.9% 줄어 5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 영향으로 기업들이 가격을 낮추며 부담을 흡수한 결과로 분석된다.

반면 AI 시장 확대에 따른 반도체 관련 수요가 수출을 떠받쳤다. 대만 등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반도체 장비와 데이터센터용 냉각 장치, 전자부품 수요가 늘었고, 일본에서 가공한 비철금속과 구리 스크랩 등 원자재 수출도 증가했다. 아시아 시장 수출은 6.7% 증가한 61조 9374억 엔을 기록했다. 이 같은 영향으로 일본의 무역수지 적자는 1조 7144억엔으로 줄어 전년 대비 68.4% 개선됐다. 자동차 부진을 AI 반도체 관련 수요가 보완하는 구조가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다만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은 향후 변수로 꼽힌다. SMBC닛코증권의 미야마에 코우야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는 “원유 가격 상승 여파가 4월 이후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 수준을 유지할 경우 2026회계연도 무역적자가 15조 엔 규모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국제 유가 지표인 WTI는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전에는 배럴당 60달러대였으나, 공격 후 상승해 현재 90달러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일본으로서는 수입 비용 증가가 무역수지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동 리스크는 수출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일본 자동차 업체 일부는 중동 수출 차량 생산을 조정하거나 수출 대상국을 변경하기 시작했다. 중동은 일본 자동차 수출의 주요 성장 시장으로, 지난해(2025년 1~12월 기준) 수출액은 2조 4483억 엔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바 있다. 이번 통계는 일본 경제의 축이 전통 제조업 중심에서 반도체·데이터 인프라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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