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투자은행(IB) 메릴린치가 서울지점에 수천억원 규모 자금을 추가 투입하며 국내 사업 확대에 나섰다. 실적 개선 흐름과 맞물려 외국계 증권사 가운데 이례적인 자본 확대에 나선 모습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릴린치 서울지점은 최근 본사로부터 2억5000만 달러(약 3700억원)를 송금받아 영업기금을 확충했다. 이에 따라 자기자본은 지난해 말 약 3600억원 수준에서 7000억원대로 늘어나며 두 배 넘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증액으로 메릴린치는 국내에 지점을 둔 외국계 증권사 12곳 가운데 최상위권 자기자본 규모를 확보하게 됐다.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1위는 모건스탠리 서울지점으로 6555억원이었다.
통상 외국계 증권사들은 벌어들인 이익 대부분을 본사로 배당하는 구조를 취한다. 실제 제이피모간 서울지점은 지난해 이익 중 1330억원을 본사로 송금했다. 이 때문에 국내 지점의 자기자본 규모가 크게 늘지 않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런 점에서 메릴린치의 이번 자본 확충은 이례적인 행보로 평가된다.
실제 최근 5년간 주요 외국계 증권사 지점 가운데 자기자본이 두 배 이상 증가한 사례는 드물다. 골드만삭스 서울지점의 자본금은 2021년 말 3960억원에서 2025년 말 6046억원으로 약 52% 증가했고, 모건스탠리 서울지점은 4974억원에서 6555억원으로 약 32% 늘었다. 이외 증권사들은 이 기간 자기자본이 10% 내외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치거나 오히려 감소한 곳도 있었다.
이번 자본 확충은 최근 실적 개선 흐름과 국내 증시 활황 등이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메릴린치 서울지점의 순이익은 2024년 388억원에서 지난해 761억원으로 급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외국계 증권사 전반의 업황도 개선세가 뚜렷하다. 국내에서 영업 중인 외국계 증권사 지점(12곳)의 합산 순이익은 2023년 2560억원에서 2024년 3229억원, 지난해 4274억원으로 매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영업 확대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증시 호황 속 기업 가치가 상승하고 이에 따라 인수·합병(M&A), 자문 수요 등 외국계 증권사의 수익원 또한 함께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증시 호황과 함께 IB, 인수·합병 등과 자문 수요가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며 “자기자본이 커질수록 대형 딜 참여나 트레이딩 확대가 가능해지는 만큼 선제적으로 자본을 확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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