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하는 삼성] 전자·후자는 옛말...DS·DX 新계급화 논란

  • 반도체는 호황 질주, 세트는 수익성 방어 고전…"너희만 삼성이냐" 반감 확산

  • 'DS를 위한' 성과급, 회사 쪼개는 갈등 '트리거'… 사업부 간 반목 수면 위로

사진삼성전자
[사진=삼성전자]

한때 삼성전자 외 그룹 계열사를 삼성후(後)자로 부르는 자조적 표현이 회자되곤 했다. 삼성전자의 압도적 실적·처우에 대한 선망이었다. 최근에는 전자·후자 구분을 넘어 삼성전자 내 사업 영역 간 새로운 계층화 현상까지 심화하는 양상이다.

1인당 평균 수억원대 성과급을 요구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구성원을 향한 여타 부문 직원들의 비토 정서가 확산하며 조직 융화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DS부문 직원들이 중심이 된 노동조합의 과도한 보상 요구를 둘러싼 노사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총파업 가능성까지 현실화하면서 이 과정에서 소외된 디바이스경험(DX) 소속 구성원들의 피로감도 가중되는 모습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힘입어 DS부문이 전사 실적을 이끌고 있는 반면 모바일·TV·가전·통신장비 등 세트 사업을 담당하는 DX부문은 글로벌 소비 둔화와 원가 부담 속에 고전 중이다. 

지난 1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57조2000억원인데 DS부문이 53조7000억원을 책임졌다. DX부문은 모바일을 제외하면 실적이 답보·악화했다. 가전 사업은 손실을 기록 중이다. 

이 같은 실적 격차가 단순한 숫자 차이를 넘어 조직 정서까지 흔들고 있다는 시각이 재계에서 나온다. 반도체 쪽은 성과 보상을 요구할 명분이 커진 반면 세트 사업은 비용 절감과 수익성 방어에 급급한 처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같은 삼성전자 내에서도 DS와 DX가 처한 경기 국면이 완전히 다르다"며 "성과급 논란이 사업부 간 상대적 박탈감으로 번질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조직 내 균열은 노노(勞勞) 갈등으로 전이되고 있다. DS부문 조합원이 다수인 초기업노조가 공동투쟁을 주도하는 사이 DX부문 기반의 동행노조는 공동투쟁본부에서 이탈했다. 표면적으로는 노선 차이지만, 업계에서는 DS 중심의 성과급 협상에서 소외된 DX 구성원들의 불만이 누적된 결과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사측도 부담감을 토로한다. 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경쟁사와의 치열한 경쟁 속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회복과 고객사 확대가 절실한 시점에서 파업 리스크가 현실화할 경우 생산 차질은 물론 고객 신뢰까지 훼손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삼성전자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전영현 부회장과 노태문 사장은 이날 임금 협상 진행 상황과 관련해 "미래 경쟁력이 손실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호황을 전사 경쟁력 강화 계기로 삼아야 하는 동시에 내부 갈등도 봉합해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삼성전자 한 직원은 "총파업 시도가 DS 위주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DX 임직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며 "요즘은 DS와 DX가 같은 회사라기보다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조직처럼 느껴진다는 말도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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