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 다음은 여기?" 외국인이 한국서 지갑 연 의외의 장소

  • 오렌지스퀘어, 2026 골든위크·노동절 외국인 소비 리포트 분석 발표

  • 외국인 약국 결제 증가율, 전년 대비 156% 폭증…3년 연속 세자리 성장

  • K-뷰티 열풍, 인디 브랜드 거쳐 약국 전용 화장품에 영양제로 확장

  • N차 방문객, 신규 관광객 추월…부산·제주로 직행하는 관광객 늘기도

사회관계망서비스 SNS 상에 공유되고 있는 한국 약국에서의 쇼핑 트렌드 사진SNS 갈무리
사회관계망서비스 (SNS) 상에 공유되고 있는 한국 약국에서의 쇼핑 트렌드 [사진=SNS 갈무리]

지난 4일 서울 명동의 한 약국. 일본에서 온 관광객들은 명품 쇼핑백 대신 약국 이름이 적힌 봉투를 양손 가득 들고 있었다. 봉투 안에는 여드름 흉터 치료 연고와 피부 재생 크림, 고함량 비타민 등이 있었다. 이들은 "틱톡 등 SNS에서 한국 약국의 의약외품과 영양제가 가성비가 좋고 효과가 뛰어나다는 후기를 보고 찾아왔다"며 "일반 화장품 매장과 달리 약사에게 직접 피부 상태를 보여주고 알맞은 제품을 추천받을 수 있어 훨씬 신뢰가 간다"고 입을 모았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 지도가 확 바뀌고 있다. 과거 면세점과 백화점에서 명품이나 대형 화장품 세트를 싹쓸이하던 '손님'의 모습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동네 약국에서 영양제를 사고, 성수동 팝업스토어에서 한국인과 함께 줄을 서는 '현지인형' 관광객이 그 자리를 채웠다.

11일 방한 외국인 전용 결제 플랫폼 와우패스(WOWPASS)를 운영하는 오렌지스퀘어(대표 이장백)가 분석한 '2026 골든위크·노동절 외국인 소비 리포트'에 따르면, 최근 5년 사이 외국인들의 소비 패턴은 '소유'에서 '경험'으로, '집중'에서 '분산'으로 급격히 이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 '면세점' 지고 '동네 약국' 뜨고…쇼핑 지형도 지각변동

이번 연휴 기간(4월 29일~5월 6일)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약국 결제액의 폭발적 증가다. 약국 결제 증가율은 전년 대비 156% 폭증하며 3년 연속 세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5년 사이 급격히 변모한 쇼핑 트렌드의 결과물이다.

2010년대 중후반까지만 해도 외국인 쇼핑의 성지는 단연 시내 면세점과 동대문 패션타운이었다. 하지만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개별 자유 여행객(FIT)들이 늘면서, 한국인의 일상과 밀착된 '로컬숍'이 새로운 명소로 부상했다.

과거 '설화수'로 대표되던 K-뷰티 열풍이 올리브영의 인디 브랜드로 옮겨갔고, 이제는 전문적인 신뢰감을 주는 '약국 전용 화장품'과 영양제까지 확장된 것이다. 실제로 결제 상위 약국들은 명동, 홍대, 성수 등 주요 관광 상권에 집중됐으며, 건당 평균 결제액은 4만7000원대로 '생활 밀착형' 쇼핑이 주를 이뤘다.

◆ 다시 찾는 한국…'N차 방문객'이 신규 관광객 추월

관광객의 질적 변화도 뚜렷하다. 올해 연휴 기간 와우패스 재이용자(이전 연도 발급자) 비율은 57%를 기록하며 신규 이용자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2024년만 해도 신규 이용자가 65%에 달했던 것과 비교해 2년 만에 완전한 역전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재방문객이 늘면서 이들의 소비 활동도 더 활발해졌다. 카드 1장당 평균 결제 횟수는 2년 전보다 11% 늘었다. 한 번 온 한국을 다시 찾아 더 구석구석을 누비며 자주 지갑을 연다는 의미다.

◆ '서울 패싱'의 시작…부산·제주로 직행하는 관광객들

서울 중심의 관광 루트도 무너지고 있다. 이번 연휴 부산 결제 카드의 38%, 제주 결제 카드의 40%는 서울 결제 기록이 아예 없었다.

과거에는 서울을 거쳐 지방으로 이동하는 것이 공식이었으나, 이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정보를 접한 외국인들이 지방 공항을 통해 목적지로 직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지역별 특색도 강해져 △서울·부산은 일본 관광객(54%) △제주는 중화권 관광객(63%)이 주류를 이루며 타깃 시장이 분화되는 양상이다.

◆ 부동의 1위 명동…'배달 치킨'은 필수 코스

전통의 허브 명동은 여전히 굳건했다. 서울 내 상권 1위를 유지했다. 이동 경로 분석 결과 상위 10개 경로 중 8개가 명동을 포함했다.

지방에서는 부산진구(서면)가 1위에 오르며 해운대구를 앞질러 로컬 상권의 힘을 보여줬다.

먹거리에서는 'K-치킨'의 위상이 절대적이었다. 와우패스 컨시어지 서비스를 통한 음식 배달 중 치킨이 압도적 1위를 차지했으며, 교촌치킨과 BHC가 나란히 1,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오렌지스퀘어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이제 한국인과 똑같은 공간에서 소비하는 '로컬리즘'에 열광하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지방 관광 결제 인프라를 확충하고, 외국인이 전국 어디서든 불편 없이 한국의 일상을 즐길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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