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중] 미·중, 300억달러씩 무역장벽 낮추나…비민감 품목부터 교역 확대

지난해 10월 부산 김해공항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10월 부산 김해공항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비민감 품목을 중심으로 무역장벽을 낮추는 방안을 논의한다. 중국 경제 구조를 바꾸라는 압박보다, 서로 팔 수 있는 품목을 정해 교역 규모를 관리하는 방식이다. 안보 민감 기술은 계속 막아두되 에너지·농산물·소비재 일부에서 거래를 되살리려는 시도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번 주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각각 300억달러(약 42조원) 규모 품목에 대해 관세나 무역장벽을 낮추는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해당 품목은 국가안보와 직접 연결되지 않는 비민감 상품이 중심이다.
 
이번 구상은 미국의 대중 통상 전략 변화를 보여준다. 과거 미국은 중국에 국가주도·수출 중심 경제모델을 바꾸라고 요구했다. 이번 협상은 중국 체제 변화 압박보다, 서로 다른 경제 시스템 안에서 교역 가능한 영역을 따로 떼어내 관리하는 데 무게가 실렸다.
 
미 무역대표부(USTR)의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는 이를 ‘무역위원회(Board of Trade)’ 구상으로 제시했다. 그는 최근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중국의 통치 방식이나 경제 운영 방식을 바꾸게 하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양국 무역을 어디에서 최적화해 더 균형 있게 만들 수 있는지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로 맞지 않는 두 경제 시스템을 연결하는 ‘어댑터’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는 정상회담에 앞서 한국 인천 공항에서 3시간가량 만나 경제 의제를 조율했다. 다만 회동 뒤 별도 성명은 내지 않았다. 로이터는 트럼프 행정부 목표를 아는 관계자 4명을 인용해 300억달러 대 300억달러 규모의 무역장벽 완화 틀이 새 메커니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품목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정해질지는 불분명하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특정 품목을 직접 확정할지, 후속 회의에서 정리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웬디 커틀러 전 USTR 협상가는 양측이 300억~500억달러 규모 품목군을 두고 접점을 찾고 있다고 봤다.
 
대상 품목으로는 에너지와 농산물이 우선 거론된다. 미국은 중국에 에너지와 농산물 판매를 늘리려 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산 수입품 전반에 추가 10%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별도로 미국산 원유에는 10%, 액화천연가스(LNG)에는 15%, 석탄에는 15%, 쇠고기에는 최대 55% 보복 관세를 매기고 있다.
 
미국도 중국산 소비재 일부에 붙인 관세를 조정할 여지가 있다. 미국은 트럼프 1기 무역전쟁 당시인 2019년 평판TV, 플래시메모리, 스마트 스피커, 블루투스 헤드폰, 침구류, 복합기, 신발류 등 중국산 소비재에 7.5% 관세를 부과했다. 7월 만료 예정인 미국의 10% 임시 관세는 이 관세에 추가로 적용되고 있다.
 
다만 이번 논의가 미·중 무역 갈등의 전면 완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안보 민감 기술에 대한 미국의 관세와 수출통제는 유지된다. 비민감 품목군은 전체 미·중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 커틀러 전 협상가는 “비민감 품목 바구니는 현재 전체 대중 교역에서 매우 작은 부분”이라고 말했다.
 
미·중 상품 교역은 이미 크게 줄었다. 미국 인구조사국 자료에 따르면 양국 상품 교역 규모는 2024년 5820억달러(약 815조원)에서 2025년 4150억달러(약 581조원)로 29% 감소했다. 같은 기간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2020억달러(약 283조원)로 32%가량 줄어 2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투자 협력은 더 초기 단계다. 양측은 투자 문제를 다룰 ‘투자위원회(Board of Investment)’ 구상도 논의할 전망이다. 다만 그리어 대표는 지난달 허드슨연구소 행사에서 “중국과의 관계가 양방향 대규모 투자 프로그램을 논의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 내부 반발도 변수다. 미국 의회와 자동차·철강·기술 업계는 중국 투자가 미국 차량 산업에 들어오는 합의에 반대하고 있다. 중국 자본 유입이 미국 제조업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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