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대신 10만 데이터"… K-관광 체질 바꾸는 관광公

박성혁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나인트리 프리미어 로카우스 호텔에서 열린 ‘요즘 한국관광 데이터 세미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박성혁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나인트리 프리미어 로카우스 호텔에서 열린 ‘요즘, 한국관광 데이터 세미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공사(사장 박성혁)가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분석을 토대로 외래 관광객 3000만명 조기 달성을 위한 산업 체질 개선에 나섰다. 공사는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나인트리 프리미어 로카우스 호텔에서 ‘요즘, 한국관광 데이터 세미나’를 개최하고 빅데이터 기반의 시장 진단과 고부가가치 크루즈 관광 활성화 전략을 발표했다. 공사는 세미나 이튿날인 20일 관련 데이터를 집대성한 인사이트 리포트 '요즘, 한국관광'을 창간하며 데이터 경영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 경험 대신 빅데이터…3000만명 유치 핵심 무기로

이번 세미나는 기존의 감과 경험에 의존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데이터 분석을 통해 관광 산업의 실질적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강정원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정책실장은 "올해 1분기 방한 관광객이 전년 동기 대비 22.2% 이상 증가했고, 중동 사태 이후에도 21% 이상의 증가 수순을 밟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도권에 집중되던 현상이 지역으로 분산되는 비율이 늘고 있으며, 개별자유여행(FIT)과 인공지능(AI)이 관광 환경 변화를 이끄는 상황에서 데이터를 활용한 초개인화 서비스가 지속 성장의 중요 자원"이라고 덧붙였다.  

박성혁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올해 1분기 외래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22.6% 늘어난 474만명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지방공항을 통한 입국은 85만명으로 48.8% 증가했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경쟁국 일본의 성장률을 고려할 때 정부의 3000만명 유치 목표를 2028년으로 1년 앞당겨 달성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핵심 무기는 감과 경험이 아닌 정확하고 시의적절한 데이터"라고 강조했다. 공사는 회원 수 10만명을 돌파한 '한국관광 데이터랩'을 개편하고 연 4회 동향 리포트를 발행해 업계를 지원할 예정이다.  

 
김영미 한국관광공사 관광AI혁신본부장이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나인트리 프리미어 로카우스 호텔에서 열린 ‘요즘 한국관광 데이터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영미 한국관광공사 관광AI혁신본부장이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나인트리 프리미어 로카우스 호텔에서 열린 ‘요즘, 한국관광 데이터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 인바운드 108% 성장… 의료·약국 등 고부가 경제 효과 뚜렷

세미나 발제자로 나선 김영미 한국관광공사 관광AI혁신본부장은 '성장', '지역', '고부가'를 1분기 시장의 핵심 동력으로 꼽았다.

김 본부장에 따르면, 글로벌 관광 시장은 코로나19 이전 대비 103% 회복하고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 91%에 머문 반면, 한국 인바운드 시장은 108% 성장하며 글로벌 회복세를 크게 웃돌았다.  관문 다변화와 테마 소비가 실적을 견인했다.

지역 관문인 청주공항 입국객은 123% 증가했다. 고부가 테마 산업인 의료 관광객은 2025년 기준 사상 처음 200만명을 돌파했다. 특히 피부과와 성형외과 진료 후 사후 관리를 위한 화장품 및 여드름 치료제 구매가 늘면서 약국 업종 소비가 전년 대비 3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체류시간 5시간 48분 불과한 크루즈… 모항 전환 시급

산업적 관점에서 크루즈 관광의 구조적 한계와 타개책도 집중 논의됐다.

강지환 한국관광공사 관광데이터실 전문위원은 올해 크루즈 관광객 유치 목표 인원을 200만명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1분기 기준 중국인 승객 비중이 70%를 상회하고, 서귀포·부산·제주 등 특정 항만 점유율이 96%에 달하는 점은 취약점으로 꼽았다.

기항 스케줄의 95% 이상이 당일치기 일정이라는 점은 더 큰 문제로 지적됐다. 서류상 평균 체류 시간은 9시간이지만, 행정 절차를 제외한 실제 유효 체류 시간은 5시간 48분에 불과하다는 것.

짧은 체류 시간 탓에 1인당 지출액은 2015년 대비 80% 감소했다. 속초항의 경우 인프라가 부족한 항구 주변(청호동) 대신 셔틀버스로 연계된 중앙시장(중앙동)에서만 소비가 발생하는 한계도 데이터로 확인됐다.

강 위원은 "경제 효과가 단순 기항지 대비 3~4배가량 높은 출발지 개념의 '모항(Homeport)' 전환을 중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관광공사가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나인트리 프리미어 로카우스 호텔에서 ‘요즘 한국관광 데이터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공사가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나인트리 프리미어 로카우스 호텔에서 ‘요즘, 한국관광 데이터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 원팀 공동 세일즈 성과… "비자 면제 등 제도적 뒷받침 이어져야"

서원석 한국관광학회장이 좌장을 맡은 종합 토론회에서는 산업 파이를 키우기 위한 제언이 이어졌다.

윤태환 동서대학교 교수는 "국제적 모항으로 성장하려면 항만 인프라뿐 아니라 국내 관광객 중심의 아웃바운드 배후 수요를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글로벌 선사인 로얄 캐리비언의 웬디 야마자키 부사장은 "승객들의 기항지 소비를 원활하게 하려면 비자 프리(Visa-free) 입국 제도 등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관 협력을 통한 실질적 성과도 공유됐다.

강여진 인천항만공사 마케팅실 팀장은 "인천항은 고부가가치 상품인 플라이앤크루즈(Fly & Cruise) 실적이 70%를 넘었다"며 "공사를 중심으로 전국의 기항지들을 '크루즈 코리아' 브랜드로 묶어 공동 마케팅을 펼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반호철 한국관광공사 관광기업지원실 팀장은 지난 12일과 13일 부산·여수에 기항한 스펙트럼호 사례를 소개했다. 반 팀장은 "승객 외에 선원을 대상으로 뷰티 셔틀버스를 운영한 결과 평소 29%이던 하선율이 49%로 20%포인트 늘어났다"며 "여수에서는 선사와의 협조로 화엄사 사찰음식 체험 상품을 단 2개월 만에 출시해 호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공사는 향후 항만공사 등과 데이터 연계 협약을 강화해 실질적인 경제 효과를 분석한 진단 리포트를 지속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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