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美·이란 합의안 발표 미룬 트럼프…종전협상 이번엔 타결되나

  • 종전 MOU 조건 강화해 이란에 재발송…구체적 수정 내용은 확인 안 돼

  • 美국방 "이란 봉쇄 철통 유지"…미군, 이란행 상선 미사일 타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합의안 발표를 미루고 있는 가운데 합의 여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재차 고조되는 형국이다. 양국이 핵심 안건인 이란 핵 처리 및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를 둘러싸고 이견을 보여온 가운데 이번에는 종전안에 합의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뉴욕타임스(NYT)는 30일(현지시간) 당국자 3명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이란의 전쟁 종식을 위한 양해각서(MOU) 초안을 아직 승인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MOU에 담긴 잠정 합의 조건을 강화했으며, 관련 수정 사항을 반영한 문서를 이란 측에 다시 보냈다. 다만 구체적인 수정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9일 백악관 상황실 회의에서 종전 MOU 승인 여부를 논의했으나, 별도 발표 없이 회의를 마쳤다. MOU 초안에는 미국과 이란의 휴전을 60일 연장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는 한편 연장된 휴전 기간에 이란 비핵화 관련 합의를 도출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의 핵무기 개발 금지, 통행료 없는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한 개방 및 이란의 즉각적인 수중 지뢰 제거, 이란 핵시설에 매몰된 고농축 우라늄에 대한 미국 주도의 발굴 및 제거 등을 최우선 조건으로 언급한 바 있다. 백악관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협상하더라도 "미국에 이익이 되고 그의 레드라인을 만족시키는 합의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공화당 내 강경파를 중심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핵 처리 방식이 미온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무마하기 위해 한층 더 강경한 요구 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이란은 미국이 해상봉쇄를 유지하며 과도한 요구를 내세운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이란 반관영 메흐르뉴스에 따르면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을 지낸 모흐센 레자이 이란 고위 당국자는 "예상했던 대로 미국 대통령은 세 번째로 외교를 배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상 봉쇄를 계속하고 협상에서 과도한 요구를 추구함으로써, 그는 협상의 사람이 아니며 다른 목적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비판했다.
 
미국, 군사 작전 가능성 시사

이 와중에 미국은 이란을 향한 군사적 옵션 실행도 여전히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은 이날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미군의 이란 해상봉쇄가 강력하게 유지되고 있으며, 종전 협상이 결렬될 경우 군사 개입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은 개방된 해협이 될 것이다. 전 세계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통행료 없는 해협이 될 것"이라며 "그것이 원래 그래야 하는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날 미군은 이란 항구로 향하던 감비아 국적 상선에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미 중부사령부(CENTCOM)가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성명에서 해당 상선이 "오만만에서 이란 항구를 향해 국제 수역을 통과하는 것이 목격됐다"며 "선박에 미 해상 봉쇄 위반을 통보하고 20차례 이상 경고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미 재무부도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와 관련해 대이란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재무부는 지난 29일 "미국인은 통행료 지불 여부와 상관없이 이란 정부가 제공하는 안전 통항 서비스 등 모든 서비스를 이용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7일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 관리 명목으로 신설한 페르시아만해협청(PGSA)과 이 기관에 협력하는 모든 개인 또는 단체를 특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며 전례 없는 압박 수단을 확보한 이란은 해협 통제권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을 노골화하고 있다. 최근 신설한 페르시아만해협청을 앞세워 선박당 최고 200만달러(약 30억원)의 통행료 부과를 추진하는 등 해협 통항을 자국의 관리·허가 체계 안에 두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29일 종전안과 관련해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언급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분명한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무력 충돌 재발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가운데, 종전안 합의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커지는 형국이다.

반면 중재국 쪽에서는 합의가 이미 상당 부분 마무리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과 이란 간 평화협상을 직접 중재하고 있는 한 아랍권 고위 당국자는 지난 28일 NBC뉴스에 미국과 이란 협상단이 며칠 전 휴전 합의 조건에 동의했지만, 양측 모두 최종 확정과 발표를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사흘 전 도하에서 이미 마무리됐다. 지금은 모두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식의 게임을 하고 있다"며 지연 상황이 답답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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