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 AI금융시대=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브랜드를 만든 경영자에서 AI 플랫폼 기업가로

한국 금융산업 역사에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만큼 기존 질서를 뒤흔든 경영자는 많지 않다. 카드업계가 금리와 수수료, 영업망 경쟁에 머물러 있을 때 그는 디자인과 문화, 데이터와 기술을 금융에 접목했다. 현대카드를 단순 결제회사가 아니라 하나의 브랜드로 재탄생시켰고, 카드 플레이트 디자인부터 슈퍼콘서트, PLCC, 애플페이까지 시장의 규칙을 바꾸는 혁신을 이어왔다.

그러나 AI 시대에 접어든 지금 정태영의 도전은 또 다른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의 정태영이 금융회사에 브랜드를 입힌 경영자였다면 오늘의 정태영은 금융회사를 AI 기업으로 바꾸려는 기업가에 가깝다. 실제로 현대카드는 지난 10년간 데이터 사이언스와 AI 분야에 1조 원 이상을 투자했고,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 ‘유니버스’를 일본 시장에 수출하며 금융회사 최초의 AI 소프트웨어 수출 사례를 만들었다.

정태영의 금융기업가정신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된다. 금융회사는 과연 금융상품을 파는 회사인가, 아니면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래를 설계하는 기술기업인가.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사진현대카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사진=현대카드]


AI 금융시대, 정태영은 왜 스스로를 카드사 CEO가 아닌 데이터 기업가로 바꾸고 있는가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금융기업가정신을 이야기할 때 많은 사람은 디자인 경영과 문화마케팅, 애플페이와 PLCC를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그것은 정태영 경영철학의 절반에 불과하다. 오늘날 정태영을 움직이는 핵심 키워드는 브랜드가 아니라 AI다.


그는 이미 수년 전부터 카드산업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바라봤다. 카드수수료는 계속 낮아지고, 빅테크는 금융시장에 진입하고, 소비자들은 카드보다 플랫폼을 먼저 찾기 시작했다. 전통적인 카드회사 모델만으로는 미래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부분 금융회사들이 비용 절감과 디지털 전환을 이야기할 때 정태영은 전혀 다른 질문을 던졌다.

“카드회사가 기술회사가 될 수 없는가.”

이 질문은 당시 금융권에서는 다소 황당하게 들렸다. 카드회사가 기술회사가 된다는 개념 자체가 생소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태영은 이미 방향을 정했다.

2015년 ‘디지털 현대카드’를 선언했고 데이터 사이언스 조직을 구축했다. 이후 AI와 데이터 분야에만 1조 원 이상을 투자했다. 금융권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였다. 투자자들조차 왜 카드회사가 그렇게 많은 돈을 AI에 쓰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정태영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금융의 미래가 금리가 아니라 데이터에 있다고 확신했다.


정태영은 한 인터뷰에서 "산업혁명보다 더 거센 데이터혁명의 시대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단순한 수사가 아니었다. 현대카드는 카드결제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의 소비패턴과 이동경로, 선호 브랜드와 미래 소비 가능성까지 분석하는 체계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그는 금융회사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돈이 아니라 데이터라고 봤다.

은행은 자금을 가지고 있고 카드회사는 소비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미래에는 돈보다 데이터의 가치가 더 커질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이것이 정태영식 기업가정신의 출발점이다.


많은 경영자가 현재의 수익을 관리하는 데 집중할 때 그는 미래의 산업구조 변화를 먼저 읽으려 했다.

실제로 오늘날 생성형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정태영의 판단은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


AI는 데이터를 먹고 성장한다. 데이터가 없는 AI는 존재할 수 없다. 현대카드는 국내에서 가장 방대한 소비 데이터를 보유한 기업 가운데 하나다. 정태영은 이를 단순한 금융정보가 아니라 미래 산업의 원유로 바라봤다.


결국 정태영의 첫 번째 기업가정신은 현재 산업의 틀을 스스로 부정하는 데서 출발했다.

카드회사의 미래는 카드에 있지 않다는 역발상.

그것이 오늘의 현대카드를 만들었다.

브랜드 혁신에서 AI 플랫폼 혁신으로…현대카드의 세 번째 진화

정태영은 카드업계에서 가장 강력한 브랜드를 만든 경영자로 평가받는다.


현대카드M은 카드산업의 판을 바꿨다. 컬러카드는 금융상품 디자인의 개념을 바꿨다. 슈퍼콘서트는 금융회사의 마케팅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PLCC는 카드산업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바꿨다. 애플페이는 현대카드를 디지털 결제 혁신의 상징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정태영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브랜드 혁신 이후 데이터 혁신이 시작됐고 이제는 AI 플랫폼 혁신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유니버스(UNIVERSE)’다.


유니버스는 현대카드가 자체 개발한 데이터 사이언스 기반 AI 플랫폼이다. 소비자 행동을 분석하고 고객을 세분화하며 미래 행동을 예측하는 초개인화 플랫폼이다. 단순한 CRM 시스템이 아니다. 기업의 의사결정 자체를 AI가 지원하는 구조다.

정태영은 이 플랫폼을 단순히 현대카드 내부에서 사용하는 데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이를 수출하기 시작했다.

2024년 일본 3대 카드사 가운데 하나인 SMCC와 AI 플랫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금융회사가 자체 개발한 AI 소프트웨어를 해외에 판매한 것은 국내 금융산업 역사상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었다. 업계에서는 이를 금융회사에서 기술회사로의 전환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평가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이 있다.

정태영은 금융상품을 수출한 것이 아니다.

기술을 수출했다.

그동안 한국 금융산업은 해외 진출을 이야기할 때 은행 지점 개설이나 보험상품 판매를 떠올렸다.

정태영은 완전히 다른 길을 선택했다.

기술을 파는 금융회사.

AI를 수출하는 카드회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플랫폼 기업.

이는 기존 금융산업의 상식을 뛰어넘는 접근이다.

그는 현대카드를 단순한 금융기관이 아니라 데이터 기업으로 재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조직문화에서도 나타난다.


현대카드는 생성형 AI 활용 교육을 전사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임원과 팀장들이 직접 AI를 활용해 보고서를 작성하고 데이터를 분석하며 아이디어를 기획한다. 정태영 본인도 교육에 참여했다. AI를 IT부서의 일이 아니라 모든 직원의 업무도구로 만들겠다는 의도다.

많은 기업들이 AI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정태영은 AI를 조직문화로 만들고 있다.

그 차이는 매우 크다.

기술은 구매할 수 있지만 문화는 구매할 수 없기 때문이다.


AI 금융의 본질은 기술이 아니라 조직문화다


AI 시대가 오면서 많은 금융회사들이 생성형 AI 도입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챗GPT를 활용한 상담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AI PB도 개발되고 있다. 자동 보고서 작성 시스템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정태영은 다른 곳을 본다.

그는 AI의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조직문화라고 판단한다.

실제로 현대카드는 최근 생성형 AI를 조직 전체의 업무 프로세스에 접목하는 실전형 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문서 작성, 회의 정리, 데이터 분석, 아이디어 발굴, 마케팅 전략 수립까지 AI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는 매우 중요한 변화다.

AI는 단순히 업무를 자동화하는 도구가 아니다.

AI는 인간의 사고 방식을 바꾸는 기술이다.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계가 인간의 근육을 대체했다.

AI 혁명 시대에는 기계가 인간의 지적 노동 일부를 대체한다.


정태영은 이를 누구보다 빨리 이해했다.

그래서 현대카드의 AI 전략은 시스템 구축보다 조직 변화에 집중돼 있다.

AI를 잘 쓰는 직원이 경쟁력을 갖는 시대.

AI와 협업하는 조직이 생존하는 시대.

AI를 활용해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드는 기업이 성장하는 시대.

정태영은 현대카드를 그 방향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이는 단순한 디지털 전환이 아니다.

기업 DNA를 바꾸는 작업이다.

실제로 현대카드는 카드업계 최초로 AI 자동응답 시스템을 도입했고, 머신러닝 기반 고객분석 체계를 구축했으며, 데이터 사이언스 조직을 금융권 최고 수준으로 성장시켰다.

오늘날 현대카드의 경쟁력은 카드 발급 숫자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데이터 분석 역량.

AI 엔지니어 인력.

플랫폼 기술.

브랜드 자산.

문화 콘텐츠.

이 모든 것이 하나의 생태계를 구성한다.


정태영은 금융회사를 생태계 기업으로 만들고 있다.

이는 스티브 잡스가 애플을 만들었던 방식과 닮아 있다.

제품이 아니라 경험을 판다.

서비스가 아니라 플랫폼을 만든다.

고객이 아니라 팬을 만든다.

정태영의 기업가정신은 결국 여기로 귀결된다.

금융회사는 돈을 관리하는 곳이 아니라 고객의 미래를 설계하는 플랫폼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태영의 도전은 한국 금융산업의 미래 실험이다

정태영의 경영은 성공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카드수수료 인하 압박은 계속되고 있다.

조달금리 부담도 커지고 있다.

PLCC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빅테크와 간편결제 기업들은 금융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AI 투자 역시 단기간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실패 가능성도 존재한다.

그러나 기업가정신은 원래 불확실성을 전제로 한다.

정태영은 안정적 경영자보다 창업가에 가깝다.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사업을 관리하기보다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데 더 큰 관심을 보인다.

디자인 혁신도 그랬다.

문화마케팅도 그랬다.

PLCC도 그랬다.

애플페이도 그랬다.

AI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언제나 시장보다 먼저 움직였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그 선택은 산업의 방향이 됐다.

오늘날 금융산업은 거대한 전환기에 들어서고 있다.

앞으로 금융회사의 경쟁력은 자산 규모가 아니라 데이터 규모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점포 숫자가 아니라 알고리즘 수준이 중요해질 것이다.

상품 판매보다 고객 이해 능력이 더 중요해질 것이다.

AI 금융시대의 승자는 결국 데이터를 가장 잘 활용하는 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정태영은 이미 그 길을 걷고 있다.

그는 카드회사를 운영하는 CEO가 아니다.

AI 시대 금융회사의 미래를 실험하는 기업가다.

그리고 그 실험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 SWOT 분석 :

 Strengths(강점)
차별화된 혁신 능력이다. 디자인 경영, 문화마케팅, PLCC, 애플페이, 데이터 비즈니스 등 카드업계의 흐름을 여러 차례 바꿨다. 특히 데이터와 AI 분야에 10년 이상 선제 투자하며 금융회사 최초의 AI 플랫폼 수출 사례를 만든 점은 독보적 경쟁력이다.


Weaknesses(약점)

현대카드의 성장 전략은 정태영 개인의 리더십 의존도가 높다. 또한 AI 투자 규모가 크기 때문에 단기 수익성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카드산업 특성상 규제 영향을 크게 받는 것도 한계다.


Opportunities(기회)

AI 금융시대는 현대카드에 거대한 기회다. 유니버스 플랫폼의 글로벌 확장 가능성이 존재하며, 금융과 데이터 산업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새로운 성장 시장이 열리고 있다. 생성형 AI 기반 초개인화 금융 서비스 역시 성장 잠재력이 크다.


Threats(위협)

빅테크의 금융 진출과 카드산업 수익성 악화, 개인정보 보호 규제 강화는 지속적인 위협 요인이다. AI 투자 경쟁이 글로벌 수준으로 확대되면서 기술 우위 유지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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