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스타트업 업계가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자본시장 개편안에 대해 이 같이 경고하며 제동을 걸었다. 이들은 정부의 규제 일변도 정책이 지속될 경우, 부실기업을 솎아 내려다 혁신성장 기업을 퇴출시키는 ‘상장폐지 잔혹사’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벤처기업협회,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등 3개 단체는 15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에서 '혁신경제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는 자본시장'을 주제로 공동 정책제안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업계는 최근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상장폐지 요건 강화와 자본시장 개편안이 초래할 현장의 극심한 우려를 전달하고, 자본시장 개편 관련 5대 정책과제를 금융당국에 공식 제안했다. 정책의 주요 내용은 △코스닥 세그먼트 시행유예 및 재검토 △중복상장 금지 규제 예외 적용 △상장폐지요건 시행 유예 및 기준재고 △정책협의체 상설화 △기술특례상장 제도 보완 등이다.
송병준 벤처기업협회 회장은 "벤처·스타트업계는 스탠다드에 편입된 기업들이 사실상 ‘비우량 기업’으로 낙인찍는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해 정부가 제안한 ‘코스닥 3000 시대’는 1년이 지난 지금도 현장에서 체감하는 온도는 여전히 차갑다"며 "규제의 벽을 높이 쌓을 게 아니라, 코스닥 시장을 정상화 시켜야 국민 모두가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이 칼을 빼 든 ‘상장폐지 요건 강화’에 대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유예 요청과 기준 재고를 촉구했다. 부실기업을 퇴출해 시장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당장 내년(2027년 1월 1일) 예정된 ‘시가총액 300억 원 미만 퇴출’ 기준 등을 전면 유예하고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 2026년 4월 말 기준 코스닥 상장기업(1603개사) 중 벤처이력기업이 79.5%(1274개사)에 달한다. 비중은 전체 시가총액의 81.1%에 해당된다. 특히 기술특례상장 기업 중 벤처기업 비중은 89.8%에 육박한다.
이 같은 구조에서 시가총액, 주가, 자본잠식 등 당장의 ‘정량적 지표’만으로 퇴출 칼날을 들이대면 전도유망한 미래 가치 기업들도 억울하게 청산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미 기준점에 근접한 기업들은 시장에서 ‘상장폐지 우려 기업’으로 낙인찍혀 주가가 추가 폭락하고 자금줄이 막히는 악순환에 갇혀 있다.
김재원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은 "퇴출과 규제에만 무게가 실리면 자금이 절실한 혁신 스타트업까지 위축된다"며 "대기업의 쪼개기 상장과 스타트업의 자회사 상장은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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