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의 경쟁 구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단순 체중 감량 효과를 넘어 투약 편의성, 유지요법, 대사질환 동시 치료 여부 등으로 경쟁의 축이 이동하고 있다. 이미 노보노디스크 '위고비'와 일라이릴리 '마운자로'가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후발 주자들은 제형과 작용 기전을 차별화하는 전략으로 돌파구 모색에 나섰다.
2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비만치료제 개발 경쟁은 '얼마나 더 많이 체중을 줄이느냐'에서 '얼마나 편하게, 오래, 안전하게 관리하느냐'로 초점이 바뀌고 있다. 특히 장기 투여가 불가피한 비만 치료의 특성상 투약 주기 단축, 복약 순응도 개선, 근손실 최소화 등이 핵심 경쟁 요소로 부상했다.
국내 기업들도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차별화된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일 기전에서 벗어나 다중 호르몬을 동시에 조절하는 '다중작용제'와 투약 횟수를 줄인 장기지속형 제형 개발이 대표적이다.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이전 및 공동개발 기회도 적극 모색 중이다.
한미약품은 '근육을 늘리고 지방은 줄이는' 비만 치료제 방향을 제시했다. 이 회사가 개발중인 'HM500197'은 체지방을 줄이면서도 근육량을 증가시키는 이중 작용 기전을 기반으로 한다. 기존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계열 치료제에서 지적되었던 근손실 문제를 보완한 접근이다. 이 외에도 회사는 에페글레나타이드, 삼중작용제 'HM15275', 'HM17321' 등으로 이어지는 비만 치료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대원제약은 미국 팜어스 바이오사이언스와 공동 개발 중인 사중작용제 'DW-4321'로 차별화에 나섰다. DW-4321은 GLP-1, 위억제펩타이드(GIP), 글루카곤(GCG) 수용체에 가스트린 수용체를 추가한 4중 기전 약물로, 기존 3중 작용제 대비 체중 감량 효과가 전임상에서 약 5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투약 편의성을 앞세운 제형 혁신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인벤티지랩은 세마글루타이드 기반 월 1회 장기지속형 주사제 'IVL3021'을 개발 중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해당 후보물질은 월 1회 투여만으로도 체중 감소 효과가 유지됐으며, 위고비 반복 투여군 대비 우수한 체중 감량 효능을 확인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비만치료제 시장의 승부가 '다중작용제+장기지속형' 조합에서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 체중 감소를 넘어 당뇨, 지방간, 심혈관 질환 등 동반 질환까지 동시에 관리하는 '대사질환 통합 치료제'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빅파마가 시장을 선점했지만, 아직 미충족 수요가 분명한 만큼 투약 편의성과 기전 차별화에 성공한 기업에는 충분한 기회가 있다"며 "국내 기업들도 기술력을 기반으로 존재감을 확대할 수 있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오는 2030년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이 2000억 달러(약 306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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