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영의 재테크루] 횟수는 묶었지만 가격은 그대로…체외충격파 실손 기준 '반쪽' 우려

  • 도수치료 풍선효과 차단 취지엔 공감

  • "가격 기준 빠져 실손 누수 한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금융감독원이 체외충격파 치료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과잉진료로 새는 실손보험금을 막겠다며 분쟁조정 기준을 꺼내 든 것이다. 하지만 보험업계 반응은 미지근하다. 치료 횟수는 제한해 놓고 정작 중요한 ‘가격 기준’은 빠졌기 때문이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체외충격파 치료에 대한 분쟁조정 기준을 마련하고 다음 달 1일부터 실손보험 분쟁조정 실무에 반영한다. 체외충격파 치료는 도수치료와 함께 근골격계 질환 치료에 자주 활용되는 대표적인 비급여 항목이다.
7개 부위·연 12회…'풍선효과' 방어선 구축
이번 기준의 핵심은 ‘어디에, 몇 번까지 치료했는지’다. 체외충격파 치료는 어깨관절, 팔꿈치 관절, 고관절, 무릎, 발목관절, 족부, 척추부 등 7개 부위 질환에 시행한 경우 원칙적으로 치료 필요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치료 횟수는 연간 12회 이내다. 부위별로는 6회, 주 1회 기준이 적용된다.

같은 날 여러 부위를 한꺼번에 치료받는 경우에도 보상은 1개 부위 치료비만 인정하는 방향이다. 예컨대 어깨와 무릎을 같은 날 치료받더라도 실손보험 분쟁조정 과정에서는 1개 부위 치료비만 인정될 수 있다는 의미다. 여러 부위를 동시에 치료해 횟수 제한을 사실상 우회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다.

금감원이 이 같은 기준을 마련한 배경에는 도수치료 관리 강화가 있다. 도수치료가 관리급여로 지정되면 일부 의료기관이 도수치료 대신 체외충격파 치료를 권유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서다. 도수치료에서 새던 실손보험금이 체외충격파 치료로 옮겨붙는 것을 사전에 막겠다는 취지다.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도 당국과 업계의 경계심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실손보험 보험손익은 1조87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경과손해율은 101.0%로 전년보다 1.7%포인트 상승했다. 지급보험금은 17조원으로 전년보다 11.4% 늘었고, 이 가운데 비급여 보험금은 9조7000억원으로 전체의 57.1%를 차지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가이드라인은 반갑지만 알맹이는 빠졌다
보험업계도 기준이 생긴 것 자체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체외충격파 치료는 대표적인 비급여 항목임에도 치료 필요성을 판단할 기준이 뚜렷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보험금 지급 과정에서 보험사와 가입자 간 분쟁이 반복됐고, 의료기관별 청구 방식도 제각각이었다. 앞으로는 최소한 치료 부위와 횟수를 기준으로 분쟁을 정리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다만 업계가 아쉬워하는 대목은 가격이다. 체외충격파 치료는 비급여 항목이라 의료기관이 가격을 자율적으로 정한다. 같은 치료라도 병원에 따라 청구 금액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번 기준에는 치료비 상한이나 적정 가격에 대한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업계에서 “횟수만 묶어서는 실손보험금 누수를 완전히 막기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치료 대상과 횟수 기준을 정한 것은 의미가 있지만 가격 기준이 빠진 점은 아쉽다”며 “동일한 치료라도 병원마다 청구 금액이 크게 다른 만큼 가격 적정성에 대한 관리 방안도 함께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도수치료 관리 이후 체외충격파가 새로운 비급여 청구 창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며 “이번 기준이 첫발이라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실제 현장에서 고가 청구나 반복 청구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지속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금감원은 중증 등으로 여러 부위에 복합적인 질환이 발생한 특수한 경우에는 일부 기준을 넘더라도 치료 필요성을 추가로 검토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단순히 중증질환자라는 이유만으로 요양병원이나 한방병원 등에서 반복적으로 치료한 경우는 추가 검토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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