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드론 공세에 푸틴도 러 연료난 시인…휘발유 수입 나선 '세계 2위 산유국'

  • 푸틴 "일정한 부족 현상 있지만 심각하진 않아"

  • 러, 의무 판매 비율 낮추고 가격 변동 제한…시장 개입 본격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드론 공세가 러시아의 에너지 공급망을 흔들고 있다. 러시아 정유시설이 잇따라 타격을 받으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연료 부족을 인정했고 러시아 정부는 휘발유 수입과 시장 개입 조치까지 꺼내 들었다.

28일(현지시간)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궁이 공개한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기반시설 공격과 관련해 "이러한 공격이 우리 기반시설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일정한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열린 집권 통합러시아당 행사 연설에서도 "우리는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강하고 독립적인 국가가 돼야만 존재할 수 있으며, 그렇지 않으면 러시아는 존재할 수 없다"며 서방이 러시아에 가혹하고 전례 없는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가 세계적인 산유국이라는 점에서 이번 발언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러시아는 서방 제재에도 여전히 주요 석유·천연가스 수출국으로 꼽히지만, 우크라이나의 정유시설 타격이 누적되면서 국내 휘발유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크라스노다르 지역의 슬라뱐스크 정유공장과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700㎞ 떨어진 야로슬라블 지역 정유공장을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크림반도에서는 연료 부족과 정전으로 비상사태가 선포됐고 러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휘발유 판매 제한 조치도 시행됐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연료난 대응을 위해 방공 능력을 강화하고, 손상된 석유시설 복구 작업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또 연료 수입을 늘려 일시적 부족을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러시아가 병합한 크림반도에 대한 연료 공급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연료난에도 전선 공세를 멈추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공격 중단 제안을 러시아군의 압박을 덜어내려는 시도로 규정하며 거부했고, 도네츠크·루한스크·헤르손·자포리자 등 러시아가 병합을 선언한 4개 지역 장악 목표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도 국내 연료시장 안정을 위한 추가 조치에 나섰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휘발유 수입을 핵심 대책 중 하나로 추진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특별 세제 조건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산유국인 러시아가 국내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해외에서 휘발유를 들여와야 하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노박 부총리는 또 휘발유 의무 거래소 판매 비율을 생산량의 15%에서 10%로 낮추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정부는 거래소 내 가격 변동 폭도 거래 한 건당 0.01루블 이하로 제한하기로 했다. 이는 휘발유 가격 급등과 공급 불안을 막기 위한 사실상의 직접 시장 개입으로 해석된다.

해당 조치는 연료 수요가 늘어나는 여름철을 고려해 오는 7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적용될 예정이다. 러시아 정부는 이미 카자흐스탄에 AI-92 휘발유 5만t 공급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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