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빈(오른쪽 두번째) 롯데그룹 회장이 신유열(맨 왼쪽)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과 지난 4월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찾아 롯데마트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롯데지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추진해온 '원롯데(One LOTTE)' 전략이 식품 사업에서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한국 롯데웰푸드와 일본 롯데제과가 다음 달 초 싱가포르에 합작법인을 세우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다. 합작법인은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아 진두지휘한다.
◆신동빈 회장 '원롯데 전략' 속도... 한·일 식품사 협력
롯데는 7월 초 싱가포르에 한국과 일본 롯데 식품 계열사의 합작법인을 출범한다고 30일 밝혔다. 현재 양사 이사회 의결과 관계국 기업결합 심사 승인을 모두 마쳤다.
이번 합작법인 설립은 신 회장이 강조해온 한·일 롯데 식품사 협력 전략의 첫 가시적 성과로 평가된다. 신 회장은 그동안 정기적으로 '원롯데 식품사 전략회의'를 주재하며 양사 협력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주문해왔다.
특히 지난 2024년 9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원롯데 식품사 전략회의에서는 한국과 일본 롯데 식품사가 힘을 모아 연매출 1조원이 넘는 글로벌 메가 브랜드를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첫 대상으로는 '빼빼로'를 꼽기도 했다.
이후 양사는 △원재료 확보 △공동 마케팅 △제품 교차 판매 등 협업 범위를 넓혀왔다. 그 결과 롯데웰푸드의 지난해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14.4% 증가한 1조2047억원을 기록했다. 일본 롯데제과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을 중심으로 약 9000억원의 해외 매출을 올렸다.
대표 제품인 빼빼로의 해외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한국과 일본 롯데가 해외 유통망을 전략적으로 활용한 결과, 빼빼로의 해외 매출 신장률은 지난해 24%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33%까지 확대됐다.
신규 합작법인은 앞으로 양국 식품사의 아시아 사업 역량을 통합하는 거점 역할을 맡는다. 신규 합작법인은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현지 맞춤형 신제품을 빠르게 선보이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글로벌 메가 브랜드 육성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싱가포르 현지에서 진행한 합작법인 사무실 개소식에서 진영동 싱가포르JV 대표(왼쪽 세번째부터),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이시구로 일본 롯데제과 글로벌본부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롯데]
◆경영 보폭 넓히는 '롯데 3세' 신유열
이번 합작법인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신 부사장의 역할이다. 신 부사장은 합작법인 이사회 의장을 맡아 한·일 롯데 식품사 시너지 창출과 해외 사업 전략을 이끌게 된다. 그룹 핵심 사업인 식품 부문에서 글로벌 전략 전면에 나서면서 경영 보폭도 한층 넓어지게 된 셈이다.
그간 신 부사장은 롯데그룹 내에서 역할을 빠르게 확대해왔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1월 '2026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신 부사장을 롯데바이오로직스 각자대표로 선임하기도 했다. 롯데가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바이오 사업의 경영 책임을 맡기며 그룹 내 입지를 강화한 것이다.
여기에 신 회장의 원롯데 전략 결과물인 한·일 롯데 식품사 합작법인의 지휘봉까지 잡게 되면서 신 부사장 경영 무대는 바이오를 넘어 식품 글로벌 사업으로 확대됐다.
현장 경영 행보도 이어지고 있다. 신 부사장은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식품 박람회 '타이펙스 아누가 2026'을 찾아 롯데웰푸드 글로벌 사업을 점검했다. 신 부사장은 현장에서 운영 현황을 살피고 직원들을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에는 신 회장의 올해 첫 해외 현장 경영에도 동행했다. 당시 신 회장은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찾아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호텔 등 현지 주요 계열사의 사업 현황을 보고받고 현장을 점검했다. 신 부사장도 이 자리에 함께하며 그룹 핵심 해외 거점을 직접 살폈다. 이에 이번 합작법인은 신 부사장의 글로벌 경영 역량을 입증할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 관계자는 "이번 합작법인 설립을 계기로 한·일 롯데 식품의 아시아 사업 역량을 하나로 모으게 됐다"며 "양사의 강점을 결집해 메가 브랜드를 함께 육성하고 신규 시장을 개척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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