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투자은행(IB)과 국제금융기구가 잇따라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높이면서 한국은행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다시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호황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면서 한국 경제에 대한 눈높이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13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국계 주요 IB가 제시한 올해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3.0%로 집계됐다. 외국계 IB의 한국 성장률 전망치 평균이 3%대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장 높은 성장률을 제시한 곳은 JP모건으로, 3.7%를 전망했다. 씨티은행도 기존보다 0.5%포인트 높은 3.5%를 제시하며 3%대 성장을 예상했다.
국제금융기구도 잇달아 전망치를 높였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2.6%로 0.7%포인트 상향 조정하며 선진국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올렸다. 아시아개발은행(ADB)도 기존보다 0.7%포인트 높은 2.6%를 제시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같은 수준을 전망했다.
국내외 기관들이 성장률 전망치를 높이는 배경에는 반도체 호황이 있다. AI 투자 확대로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나면서 수출 증가세가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을 끌어올리고 있다. 한은도 AI 투자 확대로 반도체 수요 증가 속도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과거와 같은 경기 순환적 반도체 사이클과는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반도체는 높은 공정 난이도로 공급 제약이 지속되는 만큼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는 수급 불균형에 따른 확장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신규 공장이 가동되기 전까지는 공급 부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반도체 호황은 수출과 경상수지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5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412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339억달러)의 4배를 웃돌았다. 지난 5월 경상수지도 386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월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나아가 한은은 6월 경상수지가 400억달러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한은의 성장률 전망에도 반영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은은 지난 5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2.6%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신현송 한은 총재도 최근 국회 업무보고에서 성장률 전망치(2.6%)에 추가 상승 압력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며 상향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은은 오는 8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다시 제시할 예정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은은 7월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상하고, 8월 수정 경제전망에서는 성장률 전망치를 추가 상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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