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터계 아이폰' 떴다…중국 MZ세대 사로잡은 뱀부랩

  • AI 인기에 3D프린터가 새 놀이문화로

  • 피규어도 굿즈도 집에서 손쉽게 '뚝딱'

  • 3D프린트 생태계 구축하는 뱀부랩

  • 中, 세계 소비자용 3D 프린터 90% 장악

중국 광둥성 선전의 뱀부랩 매장 전경 사진웨이보
중국 광둥성 선전의 뱀부랩 매장 전경 [사진=웨이보]

소비자용 3D 프린터가 중국 젊은 세대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새로운 장난감'으로 떠오르고 있다. 어릴 때부터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이른바 '디지털 키즈' 세대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원하는 물건을 직접 제작하는 취미를 즐기면서 관련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상하이에 사는 1990년대생 직장인 샤오리는 최근 중국 3D 프린터 업체 뱀부랩(중국명:拓竹科技)의 제품을 구입해 직접 스트레스 해소용 장난감을 만드는 것을 취미로 삼고 있다. 애니메이션 피규어부터 영화 굿즈, 건담 로봇 모형까지 인터넷에서 내려받은 디자인 파일을 활용해 원하는 물건을 직접 출력한다.

'중국판 인스타그램'으로 불리는 샤오훙수에 따르면 3D 프린팅은 지난해 중국에서 급부상하는 관심사 중 하나로 꼽혔다. 플랫폼 내 3D 프린팅 관련 검색량은 전년보다 238% 증가했고, 관련 게시물 누적 조회 수는 16억4000만 회를 넘어섰다.

과거에는 전문 설계 프로그램을 다룰 줄 알아야 했지만 이제는 AI를 활용해 원하는 형태를 글로 입력하거나 간단한 스케치만으로도 3D 모델을 손쉽게 제작할 수 있게 되면서 일반 소비자의 진입 장벽이 크게 낮아진 덕분이다.

중국내 소비자용 3D 프린터 열풍의 중심에는 중국 스타트업 뱀부랩이 있다. 중국 드론 기업 DJI 출신 엔지니어들이 2020년 설립했다. 드론 카메라의 흔들림을 줄이기 위해 개발했던 안정화 기술을 3D 프린터에 적용해 빠르고 정밀한 출력 성능을 구현했다.

특히 뱀부랩이 2022년 출시한 'X1 카본' 시리즈 제품은 높은 출력 품질과 쉬운 사용법을 앞세워 '3D 프린터계의 아이폰'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꼽은 '2022년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뱀부랩의 지난해 매출은 100억 위안(약 15억 달러)을 넘어섰고, 누적 출하량도 100만대를 돌파했다.

업계에서는 뱀부랩의 경쟁력이 단순한 하드웨어 성능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사용자 생태계 구축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뱀부랩이 운영하는 디자인 공유 플랫폼 '메이커월드(MakerWorld)'에는 현재 260만개가 넘는 3D 디자인 모델 파일이 등록돼 있다. 사용자는 스마트폰으로 원하는 디자인을 내려받아 프린터로 전송하면 스마트폰 거치대나 장난감 같은 생활용품을 1시간 안팎에 제작할 수 있다. 디자인을 올린 창작자는 다운로드 횟수에 따라 포인트를 지급받고 이를 다양한 상품으로 교환할 수도 있다.

뱀부랩 관계자는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경쟁사들이 하드웨어는 빠르게 따라올 수 있지만 생태계는 단기간에 구축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핵심 경쟁력은 소프트웨어와 사용자 커뮤니티를 함께 키우는 데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온라인 판매를 넘어 오프라인 시장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선전과 상하이, 난징 등에 매장을 열었으며, 매장에서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루 두 차례 무료 3D 프린팅 체험 수업을 운영한다. 주요 고객도 가족 단위 소비자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높은 과학·공학 교육 열기와 AI 산업 성장세가 소비자용 3D 프린터 시장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생성형 AI와 휴머노이드 로봇이 일상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직접 설계하고 제작하는 경험 자체가 새로운 놀이이자 교육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 전망도 밝다. 영국 IT 시장조사업체 컨텍스트는 올해 중국 업체들이 세계 소비자용 3D 프린터 시장의 약 9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가운데 뱀부랩의 점유율은 37%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컨텍스트는 "중국은 소비자용 3D 프린팅 분야에서 1980년대 일본이 소비자 가전 시장에서 차지했던 위상에 올라섰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QY리서치는 세계 소비자용 3D 프린터 시장 규모가 올해 21억 달러로 전년보다 16% 성장한 데 이어 2031년에는 47억 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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