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임 유어 맨'은 지난해 가을 부산에서 촬영한 독립 장편영화로 배우 이지훈과 문희경을 비롯해 김기방, 최윤영, 정호빈, 방은희 등이 출연했다.
신 감독은 공개에 앞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난 가을 부산에서 촬영한 독립영화 '아임 유어 맨'의 가편집본"이라며 "이 작품이 끝내 세상에 빛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감독으로서 이 작품에 쏟았던 열정과 고민, 그리고 진심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개가 눈에 띄는 이유는 공개 방식뿐 아니라 공개된 상태에 있다. '아임 유어 맨'은 극장 개봉용 완성본이 아니라 가편집본이다. '치외법권', '게이트', '망내인: 얼굴 없는 살인자들', '현상수배' 등을 연출하며 22년간 영화 작업을 이어온 감독이 완성본이 아닌 가편집본을 먼저 관객 앞에 내놓은 셈이다. 신 감독은 향후 극장 특별 시사회와 관객과의 대화(GV)도 추진할 예정이다.
문제는 이 같은 선택이 한 작품의 예외적인 사정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데 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5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극장 관객 수는 1억609만명으로 전년보다 13.8% 감소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7~2019년 평균의 48% 수준이다. 한국영화 관객 수는 4358만명으로 전년보다 39% 줄었고, 팬데믹 이전 평균과 비교하면 38.5%에 그쳤다.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200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극장 관객이 줄어든 상황에서 독립영화와 중·저예산 영화가 관객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더 제한적이다. 2025년 서울독립영화제 출품작을 기준으로 집계한 장편 독립영화 제작편수는 215편이었다. 같은 해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독립영화로 인정받아 개봉한 장편은 130편으로, 제작편수 대비 개봉편수 비중은 60.5%였다. 2023년에는 67.1%, 2024년에는 58.3%로 집계되는 등 제작편수와 같은 해 개봉편수 사이의 차이는 계속됐다. 다만 제작연도와 개봉연도가 일치하지 않는 작품이 있어 해당 수치가 같은 해 제작된 작품의 실제 개봉률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개봉 이후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지난해 한국 독립영화 개봉작 130편의 평균 상영 횟수는 849회로, 전체 한국영화 실질개봉작 평균 8466회의 10% 수준이었다. 개봉작 가운데 관객 1만명 이상을 동원한 작품은 27편으로 전체의 20.8%에 그쳤다. 개봉 여부뿐 아니라 개봉 뒤 얼마나 상영 기회를 확보하느냐도 독립·저예산 영화에는 중요한 문제다.
비용 부담도 남는다. 영진위의 2025년 제작비 조사 대상에 포함된 독립·예술영화 139편의 평균 홍보·마케팅비는 1억원으로 추정됐다. 작품 규모에 따라 편차는 크지만, 촬영을 마친 뒤에도 관객에게 영화를 알리기 위한 비용이 별도로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촬영 종료가 곧 완성이나 개봉을 의미하지 않는 이유다.
한 영화 업계 관계자는 본지에 "영화는 기본적으로 리스크가 큰 산업인데 현재 시장에 자금이 원활하게 돌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주요 배급사는 배급뿐 아니라 메인 투자까지 함께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투자와 배급 판단이 보수적으로 이뤄질수록 중·저예산 영화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좁아진다. 배우와 감독이 참여해 촬영을 마쳤더라도 후반작업과 배급, 홍보·마케팅 비용을 마련하지 못하면 관객과 만나는 시점은 늦어질 수밖에 없다. 극장 개봉을 준비하던 작품이 감독 개인 채널을 통해 먼저 공개된 이번 사례는 그 지점을 보여준다.
유튜브는 창작자가 작품을 직접 관객에게 공개할 수 있는 통로다. 극장이나 플랫폼의 선택을 기다리지 않고 영화를 내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무료 공개는 극장이나 유료 플랫폼처럼 제작비를 회수하는 일반적인 유통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이 관계자는 "극장은 여전히 영화가 가장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창구다. 유튜브는 유료 서비스도 아닌 무료 공개"라고 말했다.
'아임 유어 맨'은 극장 개봉용 완성본이 아니라 가편집본으로 먼저 공개됐다. 감독이 직접 작품을 공개할 수 있는 플랫폼은 생겼지만, 무료 공개가 제작비 회수나 다음 작품을 위한 투자로 이어질지는 별개의 문제다. 신 감독의 선택은 유튜브라는 새로운 공개 통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중·저예산 한국영화가 개봉 단계에서 마주한 비용과 유통의 문제를 드러낸다. 영화가 만들어진 뒤에도 관객에게 닿기까지의 길을 어떻게 열 것인지는 여전히 한국영화계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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