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2000조 증발하자 은행으로…다시 시작된 '역 머니무브'

  • 증시 변동성 확대에 정기예금 한달 새 21조↑

  • 투자자예탁금 두 달 새 20% 넘게 감소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 시가총액이 지난달 고점 대비 2000조원 넘게 증발하는 등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주식시장으로 향했던 자금이 은행 예금으로 돌아오는 ‘역머니무브’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투자자예탁금은 빠르게 줄어든 반면 원금이 보장되는 정기예금에는 한 달 새 21조원 넘는 자금이 몰렸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24일 기준 971조88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보다 21조6885억원 늘어 올해 들어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반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4일 역대 최대인 139조6948억원까지 늘었다가 지난 23일 104조2975억원으로 줄었다.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35조원 넘게 감소한 것이다.

증시 조정이 이어지자 위험자산을 피하려는 투자자들이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정기예금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후 주요 은행이 수신금리를 올린 점도 예금 수요를 끌어올렸다.

KB국민·우리·하나은행은 주요 예·적금 금리를 최고 연 3.20% 수준으로 높였다. 신한은행 ‘신한 My플러스 정기예금’은 최고 연 3.30%, NH농협은행 주요 정기예금은 최고 연 3.25%를 제공한다.

다만 시가총액 감소분이 그대로 은행 예금으로 이동한 것은 아니다. 시총 감소는 주가 하락에 따른 평가액 축소이고, 정기예금 증가분에는 수시입출식 예금 등 은행 내부 자금 이동도 포함됐을 수 있다.

그럼에도 정기예금이 올해 가장 큰 폭으로 늘고 투자자예탁금이 동시에 감소한 것은 증시 불안에 따른 위험 회피 심리가 커졌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증시 변동성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데다 추가 기준금리 인상 기대도 남아 있다”며 “은행권의 예금 유치 경쟁이 다시 치열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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