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9기 한 달]박완수호, 미래산업 속도...협치·민생은 '더딘 걸음'

  • 우주항공·원전·방산 정책 연속성 확보...대형 사업 실행은 미완

  • 민주당 정부·부산·울산과 엇갈린 통합 구상...조직 쇄신도 과제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경남도청에서 실국장 회의를 주재하며 민선 9기 도정 운영 방향과 주요 현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경상남도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경남도청에서 실국장 회의를 주재하며 민선 9기 도정 운영 방향과 주요 현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경상남도]


재선에 성공한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지난 8월1일  민선 9기 도정을 시작한 지 한 달을 맞았다.

민선 8기에서 다져온 우주항공·원전·방산 중심의 산업정책은 확실히 속도를 내고 있다. 행정 경험을 앞세운 안정적인 도정 운영도 이어졌다. 그러나 화려하게 발표된 대형 투자계획이 실제 착공과 고용으로 연결되기까지는 과제가 적지 않으며, 거시적 산업 성장과 도민이 느끼는 바닥 경기 사이의 간극도 여전하다.

무엇보다 급변한 정치 지형은 박완수호의 최대 시험대다. 중앙정부와 부산·울산을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이끄는 가운데, 동남권에서 경남만 유일하게 국민의힘 단체장이 이끌게 됐다. 박 지사가 자신의 정책 구상을 고수하면서도 경남의 실익을 챙길 수 있는 치밀한 협치 구조가 절실한 시점이다.

 산업정책 연속성은 강점...관건은 ‘협약 그 이후’

박완수 도정의 가장 큰 강점은 산업정책의 연속성이다. 사천 우주항공청 개청을 발판 삼아 우주항공복합도시 조성을 본격화했고, 소형모듈원자로(SMR), 피지컬 인공지능(AI), 방산 등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궤도에 올렸다.

취임 첫 달에도 굵직한 성과가 발표됐다. 지난달 27일 경남도는 1조 6555억원 규모의 방산 전용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건립 투자협약을 맺었다. 창원국가산단에 데이터센터를 지어 방산기업의 AI 전환을 돕는다는 구상이다.


외형은 크지만, 실행은 이제 첫걸음이다. 천문학적인 사업비는 향후 특수목적회사 설립과 PF를 통해 조달해야 한다. 도가 발표한 투자 규모가 실제 자금 집행과 지역 일자리로 직결되지 않으면 대형 협약은 숫자로만 남게 된다. 우주항공복합도시나 SMR 사업 역시 국비 확보와 기업 투자가 맞물려야 한다. 새로운 청사진보다 기존 계획을 얼마나 빠르고 정교하게 완성하느냐에 2기 도정의 성패가 달렸다.

행정고시 출신인 박 지사 특유의 ‘관료형 실용주의’는 도정 안정성을 담보하고 있다. 7월 말 폭염과 가뭄이 닥치자 즉각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현장 점검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다만, 발 빠른 대책 발표가 도민의 팍팍한 삶을 얼마나 바꿨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경남의 제조업과 수출 지표가 개선 흐름을 보여도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체감하는 바닥 경기는 여전히 차갑다.

경남도는 투자, 소상공인, 일자리 등 다양한 민생 과제를 쏟아냈으나, 일부 정책은 구체적인 재원과 지원 대상이 모호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산업의 아랫목에서 지펴진 온기가 소상공인과 청년의 삶까지 전달되지 못하면 ‘경남 대도약’은 행정 구호에 머물 수밖에 없다. 공직사회에 긴장감을 불어넣을 인적 쇄신이 선언적 수준에 그쳤다는 내부 평가 역시 향후 후속 인사로 증명해내야 할 과제다.

박완수 도정의 가장 어려운 과제는 부울경 초광역 협력이다. 야당 소속 지사로서 국비 확보와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서 박 지사의 정치적 조정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현재 부울경 협력 방식에 대한 시각도 엇갈린다. 박 지사는 실질적 권한 확보를 위해 부산과 경남이 하나로 합쳐지는 ‘행정통합’을 고수 중이다. 기존 특별연합은 권한 없는 '옥상옥'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 소속 부산시장과 울산시장은 당장의 행정통합보다는 교통, 산업 등 공동사업 중심의 ‘특별연합’ 복원에 무게를 두고 있다.

목표는 같으나 실행 순서가 다르다. 만약 박 지사가 원론적인 행정통합만을 고집하며 인접 지자체의 단계적 협력안을 밀어낸다면, 광역교통망이나 남해안 관광개발 등 굵직한 초광역 사업에서 경남만 고립될 우려가 크다.

재선 도정에 요구되는 잣대는 첫 임기보다 엄격하다. ‘야당 도지사’라는 입지를 정치적 대립의 명분으로 삼기보다, 치밀한 논리로 여당 정부와 인접 단체장을 설득해 경남의 몫을 챙기는 실용적 협치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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