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 공포안이 4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이재명 대통령의 서명과 관보 게재가 이뤄지면 72년간 이어져 온 형사사법체계는 전면적으로 바뀐다.
이에 따라 공소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출범하는 오는 10월부터 검찰의 수사와 기소가 완전히 분리되고 모든 사건은 사법경찰관(경찰·중수청)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하게 된다. 앞으로는 경찰이 고소와 고발 대부분을 접수하고 수사하며, 공소청에는 고소·고발장을 제출할 수 없다.
보완수사를 포함한 검사의 직접 수사도 전면 금지되고 공소청은 직접 피의자·참고인을 조사나 소환할 수 없으며 경찰에 보완수사 요구만 할 수 있다.
공소청 검사는 경찰의 수사가 미진하다고 판단되면 보완수사 요구를 할 수 있고, 경찰은 1개월 안에 보완수사를 마친 뒤 결과를 통보해야 한다. 만약 여기에서도 수사가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공소청은 최대 1개월 더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또한 경찰이 범죄 혐의를 입증할 수 없다며 사건을 불송치하면 고소인 등은 3개월 이내에 이의신청이 가능하고 공소청 검사가 사건을 검토한다. 아울러 고소인, 피해자, 법정대리인 외에 무고죄 등 직접적 이해관계를 가져 범죄 피해자에 준하는 고발인도 대통령령이 정하는 범위에서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박해철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번 개정안은 현행 제도보다 피해자 보호를 한층 강화하고, 검찰 권한을 없애는 게 아니라 권한은 분산하고 책임은 강화하는 개혁"이라며 "국민께서 원하셨던 것은 억울한 피해자가 없고 누구에게나 공정한 형사사법제도"라고 말했다.
다만 법률가 출신 국회의원들을 중심으로 지속해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판사 출신인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토론회를 공동 개최하고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명백한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역시 판사 출신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에게 '제발 피해자 편이 돼 달라. 거부권을 행사해 달라'고 호소한 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피해자 편이 돼 달라'고 절규하는 현실보다 이 악법의 본질을 더 잘 보여주는 게 어디 있겠냐"고 꼬집었다.
검사 출신인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이날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를 초청해 긴급 간담회를 열고 보완 수사권 폐지가 가져올 문제점을 살폈다. 한 의원은 "(경찰의 잘못된 수사에 대해) 해당 경찰에게 검사가 보완 수사를 요구한다. 그럼 그 경찰은 '문제 없다'고 하지 않겠냐"며 "이런 상황에서 보완수사 요구는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변호사 출신이자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의원은 여당 의원 중 유일하게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곽 의원은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가올 국민의 고통이 눈에 보이는데 차마 다른 선택을 할 수 없었다"고 심경을 밝혔다.
아울러 개정안에 추가된 공소기각 요건 확대를 두고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개정안에는 △중대한 위법수사를 근거로 공소가 제기되거나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한 경우를 공소기각 판결 사유로 추가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야권에서는 이재명 대통령 재판을 염두에 두고 민주당이 공소취소 대신 우회로로 사용하려는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 여야 간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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