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AI 올림피아드 개최하며 디지털 국가 속도전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3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제3회 국제 AI 올림피아드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카자흐스탄 대통령실 제공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3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제3회 국제 AI 올림피아드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카자흐스탄 대통령실 제공



전 세계 106개국에서 온 고등학생 500여 명이 지난 2일부터 아스타나에 모여 있다. 국제과학올림피아드 가운데 가장 나중에 생긴 AI 올림피아드다. 개최국 카자흐스탄은 최근 1년 사이 100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계약에 서명했고, 중앙아시아에서 처음으로 AI 법을 만들었다.

올해로 3회째다. 지난해 베이징 대회에는 61개국 300명이 참가했으니 1년 만에 나라 수는 두 배 가까이, 참가자는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첫 대회는 2024년 불가리아 부르가스에서 열렸다.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은 3일 개막식에 나와 축사를 했다. 그가 꺼낸 이야기는 대회 자체보다 지난해 국정연설에서 내건 목표 쪽에 가까웠다. 3년 안에 카자흐스탄을 완전한 디지털 국가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단일 혁신 생태계를 만들고 있습니다. 여기서 AI는 국가와 경제, 기업을 운영하는 데 있어 중요한 도구로서 사회의 모든 영역에 스며듭니다. 다만 이것은 모든 과정의 시작에 불과합니다."
 

사진카자흐스탄 대통령실 제공
사진=카자흐스탄 대통령실 제공


토카예프 대통령은 유엔 전자정부 발전지수에서 카자흐스탄이 193개국 중 24위라는 점도 언급했다. 다만 이 순위는 2024년에 나온 조사 결과이고, 근거가 된 자료는 2022~2023년에 수집된 것이다. 다음 조사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같은 조사의 온라인 서비스 부문에서는 카자흐스탄이 한국, 덴마크, 에스토니아와 함께 상위 10위 안에 들어 있다.

올해는 토카예프 대통령이 '디지털화와 AI의 해'로 선포한 해다. 말로만 그친 것은 아니다. 지난해 9월 정부는 AI디지털개발부를 신설했다. AI를 부처 산하 업무에서 떼어내 독립 부처로 올린 것이다.
 

사진카자흐스탄 대통령실 제공
사진=카자흐스탄 대통령실 제공


두 달 뒤에는 AI 법에 서명했다. 올해 1월 18일 발효된 이 법으로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종합적인 AI 법제를 갖춘 나라가 됐다. 개발자와 소유자, 이용자의 의무를 규정하고, 정부가 운영하는 국가 AI 플랫폼을 통해 우선 분야에 컴퓨팅 자원을 배분하는 권한을 부처에 줬다.

연산 인프라는 법보다 먼저 들어섰다. 2025년 7월 가동을 시작한 아스타나의 알렘클라우드 슈퍼컴퓨터는 엔비디아 H200 그래픽처리장치 512개를 쓴다. 세계 슈퍼컴퓨터 순위 톱500에서 86위, 중앙아시아에서는 가장 크다. 카자흐어와 러시아어로 돌아가는 자체 거대언어모델도 여기서 훈련된다.

여기서 멈출 생각은 없어 보인다. 지난 6월 카자흐스탄은 엔비디아, 개발사 파이어버드와 10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에키바스투즈 인근에 데이터센터 단지를 짓고 그래픽처리장치 10만 개 규모의 클러스터를 목표로 한다는 내용이다.

사람 쪽도 함께 움직인다. 올해 1월 카자흐스탄은 오픈AI 프로그램에 참여해 초중고 교사와 대학 교수진, 아스타나허브 기술단지 직원들에게 챗GPT 에듀 라이선스 16만5000개를 무료로 배포하기로 했다.
 

사진카자흐스탄 대통령실 제공
사진=카자흐스탄 대통령실 제공


토카예프 대통령은 이 모든 것을 헌법과 연결지었다. 카자흐스탄의 새 헌법은 3월 국민투표를 거쳐 7월 1일 발효됐고, 1995년 헌법을 대체했다. 혁신에 기반한 국가 발전 방향이 이 헌법에 명시돼 있다는 것이 대통령의 설명이다. 카자흐스탄은 오는 23일 새 헌법이 만든 단원제 의회 쿠릴타이 선거를 치른다.

개막식에는 벤처투자사 시노베이션벤처스와 모델 개발사 01.AI를 이끄는 카이푸 리, 올림피아드 국제위원회 의장 엘레나 마리노바가 연사로 나섰다. 카스피kz 공동창업자 미하일 롬타제, 프리덤홀딩 최고경영자 티무르 투를로프도 무대에 올랐다. 카자흐스탄 경쟁프로그래밍연맹 회장이자 카자흐텔레콤 이사회 의장인 바그다트 무신도 연설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대회 구조와 출제 문제를 살펴보고 자율 로봇이 작동하는 모습도 지켜봤다. 참가자들은 AI 모델 개발과 자율 로봇 프로그래밍 두 분야에서 겨룬다. 메달은 이틀에 걸쳐 하루 6시간씩 치르는 개인전 점수로 갈린다.

축사 말미에 그는 선수들을 길러낸 교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지난해 베이징에서 열린 AI 올림피아드에서 카자흐스탄 학생들이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땄습니다. 우리나라가 자랑스러워할 만한 성취이며, 우리 젊은이들의 지적, 창의적 잠재력이 얼마나 큰지 다시 한번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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