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헌의 스포츠+] 프로스포츠는 지금 '폭염과 전쟁 중'

  • 프로야구, 20대 관중 의식 잃고 쓰러지기도…이틀 연속 리그 일정 전면 중단

  • 프로축구, 쿨링 브레이크 시행…여름철 킥오프 시간 오후 7시 이후 배정

  • 여름 휴식기 가진 KLPGA·KPGA 투어…현장엔 무더위 쉼터 조성

전국을 뒤덮은 폭염에 오늘과 내일 열릴 예정이었던 프로야구 1 2군 경기가 모두 취소된 5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 두산 베어스 헬멧이 놓여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국을 뒤덮은 폭염에 오늘과 내일 열릴 예정이었던 프로야구 1, 2군 경기가 모두 취소된 5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 두산 베어스 헬멧이 놓여있다. [사진=연합뉴스]
 
기록적인 폭염이 한반도를 덮치면서 프로스포츠 현장에 비상이 걸렸다. 체감온도 40도를 오르내리는 찜통더위가 연일 이어지자 프로야구, 프로축구, 프로골프 등 실외에서 치러지는 주요 종목들은 선수단과 관중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특단의 대책 가동에 나섰다.

올여름 무더위에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종목은 프로야구 KBO리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5일 오전 긴급 실무자 회의를 열고 5일과 6일 열릴 예정이던 KBO리그 및 퓨처스(2군)리그 전 경기를 모두 취소했다. 폭염을 사유로 이틀 연속 리그 일정이 전면 중단된 것은 KBO리그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 같은 결정의 배경에는 전날 야구장을 덮친 아찔한 사고가 있다. 앞서 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LG 트윈스-SSG 랜더스)에서는 덥고 습한 날씨 탓에 하루에만 온열질환 의심 신고가 25건이나 접수됐다. 급기야 8회말 도중 20대 남성 관중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현장 안전요원이 심폐소생술(CPR)과 자동심장충격기(AED)를 사용한 끝에 의식을 되찾고 병원으로 이송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번 전면 중단 조치로 올 시즌 폭염으로 취소된 KBO리그 경기는 15경기로 늘어났다. KBO는 6일 10개 구단 단장 및 프로야구 선수협회 관계자가 참석하는 긴급 실행위원회를 개최해 폭염 관련 종합 안전 대책을 원점에서 다시 수립할 예정이다.

프로축구 K리그는 아직 폭염으로 인한 경기 취소 사례는 없으나 선수들의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6월부터 8월 사이 하절기 경기 중 기온이 32도를 넘어설 경우 전·후반 각각 1회씩 90초에서 3분간 수분을 보충하는 '쿨링 브레이크'를 시행 중이다. 또한 그라운드 온도를 낮추기 위해 총 네 차례에 걸쳐 살수(물뿌리기) 작업을 진행한다. 한낮의 뜨거운 태양을 피하기 위해 K리그1(1부)과 K리그2(2부) 모두 여름철 킥오프 시간을 원칙적으로 오후 7시 이후로 배정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오로라월드 챔피언십 1라운드 1번홀 전경 사진KLPGA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오로라월드 챔피언십 1라운드 1번홀 전경. [사진=KLPGA]
 
연맹은 현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한 뒤 악천후로 인한 경기 개최 중지 및 시간 연기 사유에 폭염 규정을 적용하는 등 안전 관리에 힘을 쏟고 있다. 아울러 여름철 모든 경기에서는 전광판을 통해 폭염 관련 안전 캠페인 영상을 송출하며 관중 보호에도 나서고 있다.

장시간 야외 코스에 머물러야 하는 프로골프 역시 혹서기 쉼표를 찍고 현장 안전 매뉴얼도 강화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폭염에 대비해 일 최고 체감온도 33도 이상이 이틀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 '주의보', 35도 이상이면 '경보'를 발령하는 자체 대응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고 있다. 

대회장 내 전광판을 통해 관람객에게 온열질환 예방 수칙을 지속해서 안내하며 코스 곳곳에 그늘막, 음수대, 냉방기기가 설치된 무더위 쉼터를 조성했다. 폭염 등 재난 발생 시 경기위와 조직위 등이 상의해 대회를 취소할 수 있는 규정도 두고 있다.

남녀 프로골프 투어는 가장 덥고 습한 한여름을 피해 재정비의 시간도 갖고 있다. KLPGA 투어는 7월 중순 전반기 일정을 마친 뒤 약 2주 넘게 휴식기를 보냈다. 이후 지난달 30일부터 하반기 일정에 돌입했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역시 6월 말 전반기를 마친 뒤 약 한 달 반의 긴 여름 휴식기를 거쳐 8월 20일부터 다시 시즌을 재개하는 방식을 택하며 무더위로부터 선수를 보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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