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안보수장에 혁명수비대 출신 '강경파' 레자이 임명

  • 전문가 "레자이 임명, 대미 협상 이끈 갈리바프 견제…강경파 우위 신호"

27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 설치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조롱하는 광고판사진EPA연합뉴스
이란 수도 테헤란에 설치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조롱하는 광고판[사진=EPA·연합뉴스]
이란이 미국·이스라엘과의 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가안보 정책을 조율하는 핵심 자리에 혁명수비대(IRGC) 출신 강경파를 앉혔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대변인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모흐센 레자이(72) 최고지도자 군사고문이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에 임명됐다고 발표했다.

레자이는 이란 강경파를 대표하는 군부 인사로 꼽힌다. 1981년부터 1997년까지 16년 동안 IRGC 총사령관을 맡아 역대 최장수 총사령관으로 기록됐으며, 혁명수비대가 이란의 핵심 군사·정치 세력으로 자리 잡는 과정에 깊숙이 관여했다.

국제사회에서 여러 테러 사건과 연루됐다는 의혹도 받아왔다. 1978년 이란 남부에서 발생한 미국 석유회사 경영진 암살 사건을 주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며 1994년 85명이 숨진 아르헨티나 유대인센터(AMIA) 폭탄 테러의 배후 인물로도 지목됐다. 이 사건과 관련해 인터폴 적색수배 대상에 올랐고 2020년에는 미국 재무부 특별제재대상(SDN)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번 인사가 주목되는 것은 이란이 미국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문제를 협상하는 동시에 군사적 충돌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안보 분야의 요직에 강경파가 전면 배치되면서 향후 대미 협상에서도 보다 강경한 기조가 힘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란 전문가 하미드레자 아지지는 NYT에 "이번 임명은 미국과의 협상을 주도해 온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에 대한 견제책의 일환"이라며 "이는 이란 체제 내 강경파가 우위를 점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테네시대 채터누가 캠퍼스의 사이드 골카르 교수도 "레자이의 승진은 이란 내부에서 혁명수비대가 주요 결정을 내리고 있다는 또 다른 신호"라고 말했다.

강경파와 혁명수비대의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온건 협상파로 분류되는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반이란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에 따르면 하메네이 가문의 인척인 성직자 모하마드 바게르 카라지는 이달 초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최근 최고지도자에게 28차례 사퇴 의사를 밝혔고, '다음에 또 사표를 내면 수리될 것'이라는 경고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란 대통령실은 해당 보도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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