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경쟁이 모델 성능에서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 확보 경쟁으로 옮겨가면서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세제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AI 데이터센터를 국가전략기술 사업화시설로 지정해 최대 15%의 투자세액공제를 적용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반도체 공제 수준과 비교하며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한다.
26일 국회도서관에서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주관으로 열린 ‘AI 데이터센터 구축 관련 정책 토론회’에서는 AI 데이터센터를 국가 핵심 인프라로 보고 세제와 전력망 등 투자 환경을 전면적으로 손질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조영임 가천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AI 데이터센터 수요는 2030년 290GW가 구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고 연평균 증가 속도도 약 14%에 달한다”며 “부지와 전력, 인허가, 조 단위 자본을 언제 투입할지 결정하는 의사결정이 가장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15% 세액공제, 실제 받을 곳은 없다”
기업들이 가장 직접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부분은 AI 데이터센터에 적용되는 세액공제율이다.이영탁 SK텔레콤 AI DC 통합추진단 대외협력담당 부사장은 AI 데이터센터의 투자 규모를 고려하면 현재 세액공제 수준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 부사장은 “기존 일반 데이터센터에 비해서 엄청나게 규모가 크다. 결국 돈의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며 “현재 대한민국 AI 생태계 발전을 위해 파격적인 제도 개편을 해준 것은 고무적이지만 15% 세액공제를 받는 곳이 한 곳도 없다. 앞으로도 하나도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AI 데이터센터의 사업 구조다. 현행 제도에서는 국가전략기술 사업화시설에 해당하는 투자라고 하더라도 실제 사업자가 해당 시설을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중요하다.
이 부사장은 “내가 생산한 것을 남에게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고 자가소비가 안 된다”며 “현재 15%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내가 GPU를 사서 내가 설치하고 내가 써야지만 법 적용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 데이터센터가 자체 AI 서비스뿐 아니라 다른 기업에 GPU 연산 자원을 제공하는 형태로 운영되는 경우 세액공제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김세웅 카카오 AI 시너지 부사장도 공제율과 함께 실제 적용 과정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김 부사장은 “카카오도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 내부적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자사를 위해 쓴다는 것을 증명해야 해 굉장히 어렵다”고 말했다.
클라우드는 1%…AI 인프라 세제지원 사각지대
AI 데이터센터와 함께 AI 인프라의 핵심으로 꼽히는 클라우드에 대한 세제 지원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진기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클라우드는 AI의 개발·학습·서비스 배포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인프라이자 가속기 역할을 한다”며 “AI 모델이 고도화될수록 데이터와 연산량이 커지기 때문에 클라우드와의 결합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클라우드는 신성장·원천기술이지만 사업화시설로 지정되지 않아 시설투자는 일반공제 1%를 적용받고 있다”며 “클라우드에 대한 투자는 AI 개발과 활용에 마중물 역할을 하는 만큼 충분한 용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도체와 같은 수준으로는 어려워”…정부는 신중
업계에서는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반도체와 같은 수준으로 높이고, 전력·냉각설비 등 실제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설비를 공제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다만 정부는 세액공제 확대에 신중한 입장이다. 조문균 재정경제부 조세특례제도과장은 “세제 지원 방식에 여러 방식이 있어 퍼센트만 가지고 얘기하기는 힘들다”며 “반도체는 예외적인 이유로 공제율을 높여준 것이기 때문에 1년 만에 그렇게 높이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AI 데이터센터에 이미 국가전략기술 사업화시설 세액공제를 적용하고 있는 만큼 단순히 공제율만 비교해 지원 수준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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